父 임종 앞두고 깨달은 가족의 의미
父 임종 앞두고 깨달은 가족의 의미
  • 황인옥
  • 승인 2018.11.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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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양덕원 이야기’ 8년만의 무대
극단 온누리, 9일부터 공연
무대장치로 시간 흐름 시각화
풍자·해학 가미 극 밀도 높여
가자
극단 온누리 연극 ‘양덕원 이야기’가 9일부터 12월 1일까지 예술극장 온에서 열린다.
극단 온누리 제공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빚어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애를 돌아보려 한다.” 극단 온누리가 연극 ‘양덕원 이야기’를 공연한다. 지난 2011년 11월에 서울에서 활동하는 극단 차이무의 작품을 극단 온누리 버전으로 초연 무대를 가진 이후 8년만이다. “수채화 같은 정감 있고 휴머니즘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을 추구하는 우리 극단의 방향성과 잘 맞아 초연에 이어 재공연하게 됐다.” 연출을 맡은 이국희 온누리 대표의 설명이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아버지의 임종을 앞둔 세 자녀와 어머니를 둘러싼 갈등과 화해를 다룬다. 세 시간 시한부를 받은 아버지가 한 달, 두 달, 세 달이 지나도 호흡을 이어가게 되면서 극은 본격 전개된다. 생존 시간이 길어지자 당장 재산분배라는 현실 문제에 부딪히고 가족은 삽시간에 갈등 속으로 빨려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버지와 가족들이 공유한 추억들이 소환되면서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된다.

8년전 대구 초연 공연의 반응은 좋았다. 관람객들이 ‘아버지와 가족을 생각하게 됐다’, ‘아버지의 임종 앞에서도 현실에 타협하는 자식들의 이기심을 보며 내 모습을 보는 듯해서 부끄러웠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떠올리며 가슴 먹먹했다’는 등의 관람평을 내놨다. 그렇다면 8년만이 다시 찾아오는 ‘양덕원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까? 가장 큰 변화는 시간을 시각화 했다는 것. 대사나 무대장치 등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기다려 주지 않는 시간의 허무함을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현재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 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최적화된 에피소드로 중무장했다는 것. 이는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한 장치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설정해서 극의 흐름에 가장 적합한 에피소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극을 구성했다.” 공을 많이 들였다는 이야기다. 반복적인 소요도 강화했다. 끈끈한 가족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돌아보는 가족들의 다양한 추억들을 반복되는 4계절을 통해 보여준다. 이 대표가 “반복은 순환과 관계된다”고 했다. “누군가가 죽으면 누군가는 태어난다. 삶은 그렇게 순환한다. 순환이라는 개념을 반복을 통해 처리하려 했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일상의 이야기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일상은 어느 정도의 패턴으로 전개되는 역사적 사건이나 거대담론과 달리 공식이 없다. 어떤 것이든 이야기 거리고 된다. 그렇기에 자칫 진부할 수 있다. ‘양덕원 이야기’는 그 점을 경계했다. 삶과 죽음, 가족과 고향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일상의 생활언어로 ‘맛깔나게’ 전달하고, 때로는 적절한 풍자와 해학으로 일침을 가하고자 했다.

“누구나 공감하는 일상의 상황들과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날법한 사건들을 다루면서 해학과 풍자를 가미해 극의 밀도를 높이려 했다.”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은 연기력이 관건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신·구 단원의 조합으로 연기의 상찬을 꾸린다. 극단의 기둥처럼 안정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극단 대표 배우 신숙희가 엄마역을, 시립극단소속 김재권이 큰아들역 맡는다. 여기에 조성찬·박근우가 둘째아들역을, 막내딸에 구미경·박주연, 지 씨역에 김원찬 등의 신진이 신선함을 더한다. 공연은 9일부터 12월 1일까지 예술극장 온에서. 053-424-8347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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