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차린 일본기업 취업박람회
국내에 차린 일본기업 취업박람회
  • 승인 2018.11.0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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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
제포럼 대표
닛산 자동차,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유수 기업들은 물론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까지 국내에 와서 우리나라 인력을 채용하는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부산에서 또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우리 정부가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일본기업을 유치하여 열리게 된 것이다. 유수의 기업군에 속하는 일본기업들은 우리나라 청년을 700여명 채용할 예정이다.

전년도 까지는 글로벌 일자리 취업박람회로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지만 올해는 일본 단독으로 열렸다. 이유는 일본기업들이 질 좋은 일자리에 사람을 필요로 하고 수량도 일정규모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본은 침체된 경기에 기를 펴지 못하고 간신히 경제를 유지했지만 최근 끝날 것 같지 않은 불황의 늪을 벗어났다. 그리고 경제를 되살려 일할 사람이 없어 국내를 떠나 해외에 까지 손을 뻗치게 된 것이다. 반면 일자리를 외치는 우리 정부의 실적은 갈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업률이 22.7%에 달할 정도로 절망적이다.

오죽하면 낯설고 물 설은 외국에서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겠는가. 국내에서 일자리를 만나기 위해 좋은 학부 성적에 스펙의 산을 만들고 활발한 대외활동을 증명하고도 경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취업 후에는 상하부 인과관계의 인맥 압력에 업무 압력에 온전히 또 길게 살아남을 확률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국내 환경에 질린 청년들은 비록 국내 대기업보다는 급여부분이 낮지만 안정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일본기업으로의 취업을 기꺼이 하게 된 것이다.

일본은 근 44년 만에 최고치의 구인난을 겪고 있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가 1.64개가 배정되는 수준으로 골라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일자리를 구하는 인재를 채용하고도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본과는 반대로 일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고 취업하고자 하는 인력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수의 인재들이 일본으로 넘어가는데 이를 즐겁게 지켜보아야 할까? 일본 역시 저출산으로 또 고령인구의 증가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우리 역시 같은 상황인데 청년들이 일본으로 넘어가 일본의 기업의 이익을 위해 유능한 활약을 펼치고 또 그 곳에서 자리를 잡고 국내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생각을 해야 한다.

과거처럼 애국심 하나로 청년의 미래와 자신의 활동기반을 버리고 국내로 돌아 와줄 인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설사 국내로 들어온다 해도 활동기반도 줄어들고 온갖 제약으로 몇 년을 버티다 다시 나가고 만다. 그것이 지금의 우리 현실이다. 본국이 그리워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구와 재량을 마음껏 발산할 수 없어 다시 나가고 있다.

청년 인재들에게 당장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다고 자부할지 모르지만 역량 있는 인재를 국가발전, 기업발전에 사용하지 못하고 해외로 넘겨주는 일이 된다. 결과적으로 경쟁자의 능력을 더 우수하게 만드는 일이다. 국내 기업들의 활동환경을 좁히고 제어하니 기업들이 활동기반을 축소하고 해외의 현지기반을 만들어 국내를 벗어나고 있다. 게다가 유능한 청년인재 역시 해외로 나가고 있다. 결국 국내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는 인프라 기반의 사업을 운영하거나 단순반복의 쳇바퀴를 돌리는 사업체만 남을 것이다. 세계의 시장에서 분초를 다투며 경쟁우위를 겨루는 기업들은 환경에 치여서 또 시간에 치여서 국내에서는 살아남을 수도 없고 세계 경쟁에서 뒤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다. 덕분에 이들은 기존의 사업체와 일자리를 줄이고 최소한의 운영을 도모할 것이고 국내의 구직난은 더 심화될 것이다.

문제는 국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탁상공론의 이상론이 아닌 실무진들이 원하는 환경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내야 번지르르한 제도 아래 시작도 못하는 스타트 업들이 시작을 할 수 있다. 또한 중소기업의 지원이 운영능력 없는 기업들이 심폐소생의 지원이 아닌 실질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의 지원을 통해 경영활동에 가속도를 만날 수 있게 하는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오랜 불황 끝에 날개를 펴고 나는 일본 경제를 보며 점점 깊어가는 그늘을 드리우는 우리 경제가 잘못됐음을 알아야 하고 한시바삐 환경을 바꿔내야 한다. 자칫 우리도 긴 불황의 늪으로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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