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소백산 비로봉 길을 걷고 있었지
불현듯 생각나는 그대
잊은 줄 알았는데 잊지 못한
그대 생각으로 세월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삼가동 바로사절에 남기는 내 발자국은
천근만근 왜 이리도 무거운지
혹여 그곳에 그대 옛 자취 남아 있을까
소백산 골짜기에 소복소복 내리는 눈
내 가슴속에도 그치질 않고 하염없이 내린다
그대와 거닐었던 기억 속에
산사는 아직도 옛 그대로인데
봄눈 녹아 흐르는 물 따라 오늘을 기약 없이
그대는 어디로 가버렸나
눈보라에 울려 퍼지는 비로사절 풍경소리
월명루에 걸터앉아
사랑을 이야기하던 그날의 추억을 못 잊어,
너에게 가고 싶어!
산사의 문을 열면 다시 네게로 갈 수 있을까
따뜻하게 안아줄 네게로 가고 싶어!
잊혀진 너, 이 눈이 그치면 네게로 갈까.
◇변대우=1956년 경북 영주 태생. 자유문학세대(詩.부문)신인작가상 수상(06년).낙동강문학 회원,한국문인협회 회원, 구로문학 회원
<해설> 모두 뭉클하게 할 수 있는 마음으로 마주보며 높이 들어 돋우며 따갑게 진리를 쏟아내어도, 늘 우리는 기준이 다같지 않고 조건이 하나 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행복한 인생의 승리자는 마음의 온도를 잘 조절할 줄 아는 사람. 품는다는 것은 따뜻하다는 말이고 주는 마음의 여유가 아름답다. 그래서 외면하고 자꾸만 멀리 멀리 달아나려 해도 그 오늘을 사랑해야 한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