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고향'보며 '한국 영화의 전설'을 기리다
'별들의 고향'보며 '한국 영화의 전설'을 기리다
  • 배수경
  • 승인 2018.11.08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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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뒤 옴스, 고(故)신성일 추모영화상영회
'별들의 고향'스틸컷
'별들의 고향'스틸컷

 

지난 6일 고전영화감상모임 '시네마 뒤 옴스'에서는 4일 세상을 떠난 한국영화의 전설, 고(故) 신성일을 추모하는 영화상영회가 열렸다.

영화평론가 백정우씨는 "한국영화 100년사에서 딱 한사람을 꼽으라면 이의없이 신성일이다. 그만큼의 무게감이 있는 인물이다"라며 추모사를 대신했다.

날 상영작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별들의 고향'(1974).

영화를 못본 사람도 "경아.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이라는 신성일의 대사는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신성일의 대사이긴 하지만 신성일의 목소리는 아니다. 그 당시만 해도 후시녹음으로 성우가 배우들의 목소리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이장호 감독의 데뷔작으로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별들의 고향'은 서울 국도극장에서 개봉되어 46만명이 넘는 흥행기록을 세우며 이후 호스티스 멜로영화의 기폭제가 되었다.

신성일은 이 영화에서 경아(안인숙)가 기댈 수 있었던 유일한 남자 문호로 등장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나약하고 무능한 지식인으로 분해 이전의 청춘스타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경아가 여성을 욕정의 대상으로 , 소유물로 생각했던 네 명의 남자를 만나며 처절하게 몰락해가다 결국은 눈밭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안타깝기만 하다. 영화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그녀가 왜 그렇게까지 망가져야만 하는지 답답하게 여겨지지만 "여자란 참 이상해요. 남자에 의해서 잘잘못이 가려져요."라는 경아의 대사가 말해주듯 그시절 순결을 잃고 버림을 받은 여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비극적인 이야기와는 달리 2018년에 보는 1974년 영화속 주인공들의 말투나 행동은 슬픈 장면에서도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코미디프로의 영향이다.

 

7일 영천에서 열린 그의 입관식 및 추도식에서 장례기간 내내 참아왔던 엄앵란의 눈물을 터트리게 했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도 바로 이 영화의 주제곡이다. '한잔의 추억',' 한 소녀가 울고 있네'를 비롯해 17살이었던 윤시내가 불렀던 '나는 열아홉 살이예요'등 영화 속 음악들도 모두 히트를 했다. 경아를 죽음으로 몰고 간 남자들로는 하용수, 윤일봉, 백일섭이 나온다. 아기를 안은 최인호도 까메오로 등장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안녕.경아……"로 끝이 난다.

이제 우리가 그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고할 차례다.

"안녕. 배우의 신화, 영원한 스타……. 별들의 고향에서 고이 잠드소서"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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