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추는 공중전화…대구, 올 86대 철거
자취 감추는 공중전화…대구, 올 86대 철거
  • 정은빈
  • 승인 2018.11.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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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설치 필요한 곳으로 이전
일부는 전기차 충전소로 사용
역사 내 공중전화 127대 남아
20세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공중전화가 사라지고 있다.

1990년대 무선 호출기, 이른바 ‘삐삐’가 익숙했던 시절 줄을 서야 쓸 수 있던 공중전화가 21세기 휴대전화의 보편화와 함께 뒷방 신세를 지게 됐다.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공중전화 부스는 어느새 드물어졌고 지하철 역사 한 구석을 지키는 공중전화마저 개수가 줄고 있다.

12일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대구 동구 지하철 1호선 신천역 역사 내 장애인용과 비장애인용 공중전화 부스 총 8대는 지난 5일 철거됐다. 부스 철거 전인 지난달 30일 공중전화는 먼저 자리를 비웠다.

올해 사라진 대구지역 역사 공중전화는 모두 86대. 대구도시철도 1·2호선 총 61개 역사에 설치·운영 중인 공중전화 수는 지난해 213대에서 올해 127대로 급감했다.

철거된 역사 공중전화 일부는 올해 안에 부스 없이 재설치되고 나머지는 공중전화 추가 설치가 필요한 곳으로 보내진다. 공중전화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중전화를 분산 설치하라는 미래창조과학부 방침에 따라서다.

지난 5년 사이 역사와 도로변에서는 모두 1천100여 대의 공중전화가 사라졌다. KT링커스에 따르면 대구지역 공중전화 수는 지난 2014년 3천800여 대에서 지난 10월 말 2천700여 대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는 공중전화 2만여 대가 없어졌다.

정부는 도심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중전화 철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국 공중전화를 3만~4만 대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구역별 적정 대수를 정하고 유지·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공중전화 유지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지진과 화재 등 위급 상황에 대비한 통신수단의 필요성 때문이다. 휴대전화 구매가 어려운 저소득층과 산간 등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운 지역 거주자도 공중전화가 유지·운영돼야 할 이유다.

한편 쓸모없어진 공중전화 부스는 전기차 충전소와 작품 등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과 KT링커스는 지난해 도로변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전기차 급속충전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대구 3곳을 비롯해 전국 15곳이 만들어졌다.

빈 공중전화 부스를 위급 시 대피할 장소로 활용한 ‘안심부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자동심장충격기(AED) 등을 결합한 ‘멀티부스’도 등장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만큼 공중전화 수도 줄고 있다. 전체 역사 내 공중전화 일부를 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중”이라며 “공중전화를 없애고 남은 자리에 작품을 전시하는 등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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