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무단투기 비중 커
기름기 탓에 확산 속도 빨라
2차 사고 각별한 주의 요구
누군가 무심코 차 밖으로 던진 담배꽁초로 인한 차량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달리던 차 안에서 버려진 담배꽁초가 뒤따르던 차에 떨어질 경우 화재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는 총 497건이다. 지난 2016년 176건, 지난해 164건, 지난해 157건으로 연달아 감소했다. 이들 화재로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재산 피해는 소방서 추산 235만원 상당이었다.
이 중 ‘부주의’에 의한 차량 화재는 15.3%로 화재 원인 중 네 번째로 많았다. 운전자 부주의에 따른 화재는 지난 2016년 19건에서 올해 31건까지 늘었다. 전체 차량 화재 건수는 줄었지만 부주의로 인한 차량 화재만 늘어난 셈이다.
부주의 차량 화재 사례는 담배꽁초 투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가 주행 중인 화물차 적재함 등에 떨어져 불이 붙은 경우다. 차량 엔진룸 하부에 가연물이 들어가거나 차량 정비 후 연료가 새면서 불이 난 경우도 있다.
지난 6일에는 경기도 과천터널을 지나던 1톤(t) 화물차 짐칸에 담배꽁초가 떨어져 불이 났다. 이 화재로 차량 적재함에 실려 있던 각종 사무용품이 불에 타 480만원 상당 재산피해가 났다.
이 같은 화재 사고는 대구에서도 잇따랐다. 지난 2016년 11월 달서구 도원동 한 도로에서는 적재함에 불이 붙은 채 달리던 화물차 한 대가 같은 도로를 지나던 소방차량에 발견됐다. 앞서 같은 해 1월 동구 용계삼거리에서 달서구 방향으로 향하던 한 화물차 운전자는 사이드미러를 통해 적재함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은 이들 화재를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다. 두 차량 모두 적재함을 중심으로 소손됐고 이 밖에 특이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량 화재는 특히 차량 안팎의 기름기 때문에 일반 화재보다 불이 번지는 속도가 빨라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소방 당국은 초기 진화 실패 시 차량이 전소되는 경우가 많고 2차 사고 시 다수의 사상자를 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화물차량 적재함 안에 화물이 실린 상태에서 적재함 쪽으로 담배꽁초가 떨어져 화물에 불이 붙는 경우가 많다”며 “주행 중 흡연을 삼가고 담배꽁초를 창 밖으로 버리지 않아야 한다. 또 모든 차량 운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동차용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