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믿는다. 다시 일어서는 대한민국!
나는 믿는다. 다시 일어서는 대한민국!
  • 승인 2018.11.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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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우리아이 1등 공부법 저자)



지난주 우리 집에 독일 여고생이 도착했다. ‘알리나’라는 이름을 가진 금발의 이 여고생은 ‘KISE 한국교환학생재단’을 통해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들어와 앞으로 3개월 간 우리 집에 머물 예정이다.

알리나가 우리 집에 머물게 된 것은 딸아이가 학교에서 ‘교환학생과 함께 지낼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신청해서 이루어진 일이다. 모르는 타인과 몇 달 동안 함께 지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늘 단출하게 세 식구만 있던 집에 외국인 학생이 같이 지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일 듯 해서 나도 흔쾌히 동의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의사소통이었는데 막상 만나보니 알리나는 의외로 한국어를 잘했다. 현재 경북여고에서 다른 한국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독일에서 이미 한국어를 공부하고 들어왔다고 한다.

사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독일 여학생이 도대체 왜 이 어린 나이에 왜 한국까지 왔지?’하는 것이었는데, 그 궁금증은 집에 도착한 첫날 알리나가 짐을 풀 때 바로 알 수 있었다. 알리나가 짐 가방에서 가장 먼저 방탄소년단의 포스터를 꺼내 온 방을 방탄소년단의 사진으로 도배했기 때문이다. 이로서 우리 집은 딸아이 방에 이어 알리나가 쓰는 방까지 방탄소년단 사진으로 도배되었다. 빼곡한 방탄소년단 사진 중에 간혹 엑소나 NCT(SM 소속 보이그룹) 사진도 볼 수 있었다. NCT는 한국에서도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은 그룹인데 이런 그룹까지 외국 학생이 알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며칠 동안 알리나와 함께 지내면서 알게 된 것은 더 놀랍다. 알리나에게 “한국에서 어떤 것이 가장 좋으니?”라고 묻자 알리나는 활짝 웃으며 “모든 것이 다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예의상 하는 말인가 싶어 “그래도 가장 좋은 게 뭐야?”라고 다시 묻자 “음식도 너무 맛있고, 예쁜 카페가 많은 것도 좋고, 특히 화장품을 파는 로드샵은 환상적!”이라고 대답했다.

아니나 다를까 알리나는 떡볶이와 라면을 좋아했고, 김치를 밥 위에 얹어 먹거나 김에 밥을 싸 먹기도 하고,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동생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시내에 화장품을 사러 갈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알리나의 이런 모습이 낯설어 “독일에 사는 네 친구들도 방탄소년단을 아니?”라고 물어보니 “많은 친구들이 방탄소년단을 좋아한다. 호주에 사는 내 사촌은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보러 일본에도 갔다. 친구들이 한국으로 가는 나를 부러워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KISE 한국교환학생재단 김미경 대표 역시 “한국으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외국 학생의 비율이 매년 급격히 늘고 있다. 현재는 학생들을 받아줄 가정을 구하지 못해 학생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으로서...’를 사회 교과서에서 수없이 접하며 자란 내게는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국을 동경하는 이런 변화가 낯설고 이해불가하다. 지금 세계 청소년들에게 한국은 ‘멋진 아이돌이 살고, 판타스틱한 화장품을 살 수 있으며, 맛있는 음식이 지천에 널린, 너무나 가보고 싶은 나라’다. 나는 이 놀라운 변화를 통해 희망을 본다.

물론 우리 앞에 놓인 수치들은 참담하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10월 취업자 수가 6만4천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기사를 발표했다. 자영업자들의 신음소리도 날이 갈수록 높아져만 간다. 내년에는 경기가 더 나빠진다는 소식에 벌써 한숨부터 나온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연말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리는 것을 들을 수나 있을지 걱정이다.

하지만 나는 “한국이 너무 좋아요!”를 외치는 알리나의 얼굴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한줄기 희망을 발견한다.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없어진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세계무역순위 11위(2018년 기준)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나라다. 국가부도라는 IMF도 몇 년 만에 거뜬히 털고 일어나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나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믿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언제나처럼 이 위기를 잘 넘길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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