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 담아 혼 실어… 전통의 숨결로 빚는 ‘신라토기’
얼 담아 혼 실어… 전통의 숨결로 빚는 ‘신라토기’
  • 황인옥
  • 승인 2018.11.18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기장인 김헌규 초대전
내달2일까지 이영갤러리
생활용기부터 전통자기까지
다채로운 토기 200점 구성
유약 안 입혀 흙 질감 높여
전통방식 재현 명맥 이어가
김헌규2
김헌규 전시작.
 
KakaoTalk_20181101_143145112
김헌규 전시작.

시쳇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었다. 크기별 접시와 밥과 국사발, 다기세트, 컵 종류 등 종류별 생활용기가 가득하고, 꽃장식대와 촛불장식대 같은 특수 쓰임부터 컵형 용기 등의 가야시대 그릇들과 기마인물상 등의 신라 토우와 토용의 재현작품까지. 전시 구성이 다채롭고 이채로웠다. 작가 김헌규가 전시장에 내놓은 ‘토기’들이다. “생활용기는 물론이고 원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토기까지 만들고 있어요.”

토기장인 김헌규 초대전이 이영갤러리에서 열린다. 창작생활, 원삼국시대와 고려시대 토기의 재현한 토기 등 200여점을 만난다. 토기의 아름다움과 실용성까지 만날 수 있어 토기 이해를 돕는데 제격인 전시다.

김헌규는 경주시 하동 민속공예촌 내에 서라벌토기를 운영하고 있다. 민속공예촌 인근에 전통가마를 두고 전통방식으로 토기를 굽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신라토기를 재현하는 장인이기도 하다. 신라토기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에 매료돼 30여년을 토기에 매달려 왔다. “날렵하면서도 강도가 높은 신라토기에 매료됐어요. 신라토기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이 제 꿈이에요.”

도공의 삶은 대를 이은 가업이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영덕에서, 아버지는 울산에서 평생 옹기를 만들며 살다갔다. 그가 옹기를 시작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그랬듯 그 역시도 옹기부터 시작했다. 10여년간 옹기 만드는 일에 정진하다, 신라토기 재현 등 토기로 종목을 바꿨다. 지금은 흙 고르기부터 성형과 굽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다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신라토기 도공으로도 알려져 있다.

“신라토기에 매료돼 옹기 만드는 일이 워낙에 힘든 일인 이유 등으로 토기로 종목을 바꿨어요.”

유약을 입혀 재벌구이로 만드는 매끄러운 도자기와 달리 토기는 유약을 바르지 않고 초벌구이로 만들어 거친 흙의 질감이 살아있다. 고아(古雅)한 멋이 한국인의 정서와 빼다 박았다. 그런데 작가 토기의 광택이 일반토기와 좀 다르다. 짙은 흙색에서 회색까지 색도 다채롭다. 한 작품에도 앞면과 뒷면, 안과 밖의 색과 광택이 제각각이다. 무슨 조홧속일까?

그가 “불 온도와 관계있다”고 했다. 불은 전통가마에서 3박 4일 밤낮을 지핀다. 소성온도 600~900도로 구워내는 일반토기와 달리 1300도로 구워내고 재벌구이를 하기도 한다. 마지막 날 산소를 차단해 불을 끈 후 3일에서 6일이 지난 후 토기를 꺼낸다. 특별한 방식으로 만든 토기에는 둔탁한 소리 대신 아닌 맑고 청아한 소리가 울린다.

토기는 도자기보다 성공률이 낮다. 한 가마에서 불을 지펴 성공할 확률은 60%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자연에 가까워 건강에는 최고의 용기라고 했다. “쌀을 담아 놓으면 벌레가 생기지 않고, 물을 담아 놓으면 물맛이 부드러워져요. 토기는 담고 있는 모든 것을 신선하게 오래도록 유지시켜주는 훌륭한 생활용기죠.”

신라토기 재현 과정과 기법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후대에 물려주는 명장으로 남고 싶다는 그의 전시는 내달 2일까지. 053-741-0370

황인옥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