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항생제 남용 OECD 국가 중 ‘세번째’
韓, 항생제 남용 OECD 국가 중 ‘세번째’
  • 김광재
  • 승인 2018.11.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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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하루 1천명당 34.8명 처방
항생제 오남용 내성 가속 촉진
매년 전세계 70만명 내성균 사망
가축 사료 항생제 첨가도 한 몫
처방 관리 시스템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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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은 자연현상이지만 오남용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에서는 ‘제2회 항생제 내성 예방주간 기념식’이 열렸다. 이어 민간전문가와 정책담당자가 참여하는 전문가 포럼이 열렸고, SNS와 TV예능프로를 이용한 ‘항생제 내성 예방 수칙’ 캠페인도 벌어졌다. 또 항균요법학회, 제약바이오협회 등 관련 단체들도 항생제 내성을 주제로 한 행사를 가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부터 매년 11월 셋째 주를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World Antibiotic Awareness Week)’으로 지정해 각 국가별 캠페인 실시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6년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를 마련하고 지난해부터 ‘항생제 내성 예방주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15년 영국정부의 보고서는 “매년 70만 명이 내성균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2050년경엔 그 수가 1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순 감염으로 사망에 이르는 사람이 속출할 수 있다는, 페니실린 이전의 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사실 항생제 내성은 최근의 현상이 아니라 항생제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된 것이다. 인류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은 1945년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이미 페니실린 오·남용이 페니실린 내성을 촉진하게 될 것을 경고했다. 페니실린의 발견은 1928년이고 상용화는 1943년부터이지만, 페니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은 1940년에 이미 등장했다.

세균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절멸시키려는 새로운 적에 대항해 생존을 이어가려는 노력의 결과가 내성 획득이다. 돌연변이나 수평전달을 통해 내성을 얻은 세균이 항생제에 노출되면, 약의 표적을 변형시키거나, 약을 분해하거나, 약의 유입 통로를 변화시키거나, 세포 안으로 들어온 약을 펌프질해서 배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을 무력화시킨다. 시간이 지나면 약에 반응하는 세균들을 사라지고 약에 적응한 세균들이 득실거리게 된다.

항생제 사용 자체가 내성을 불러오므로 항생제 내성 획득은 막을 수 없는 자연 현상이지만, 항생제 오남용으로 이 과정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하루 1000명당 34.8명이 항생제를 처방받는다. OECD 평균 21.1명의 1.5배 정도로, 26개국 중 터키(40.6명), 그리스(36.3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가축의 감염 예방과 성장 촉진을 위해 사료에 항생제를 첨가하는 것도 항생제 내성을 확산시키고 있다. 내성균이 들어있는 축산물을 섭취함으로써 항생제 내성이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이다. 또 내성을 가진 세균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거나 불결한 환경으로부터 전파되기도 한다. 특히 진료현장은 많은 내성균을 만들어내는 장소이며, 병원균에 쉽게 감염되는 환자들이 모여있는 곳이어서 내성균 관리를 위한 시스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환자들의 항생제 처방 선호 경향도 개선돼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의 ‘항생제 내성 예방 수칙은 다음과 같다.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복용한다 △항생제는 처방받은 대로 방법과 기간을 지켜 복용한다 △남겨둔 항생제를 임의로 먹지 않는다 △처방받은 항생제를 다른 사람과 나눠 먹지 않는다 △손 씻기, 예방접종 등을 통해 감염질환의 발생을 예방한다.

김광재기자 conte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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