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상피제
교사 상피제
  • 승인 2018.11.1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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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서울시교육청이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때문이다. 현재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교사는 560개(23.7%) 고교에서 1005명, 그 자녀는 1050명이라고 한다. 결코 적지 않는 숫자이다.

지난 11월 15일 수능을 치렀다. 아직 고2아들을 둔 홍희는 그리 큰 긴장감이 없지만, 내년에 맞이할 수능일을 생각하면 벌써 심장이 두근거린다. 올해 수능친 아이들과 부모들 또한 긴장과 초조감은 남달랐을 것이다. 직장동료의 고3아들이 며칠전 점심시간에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학교에서 속이 메스껍고 토하고 머리가 어지럽다고 호소했다. 집 가까운 내과에 가서 검진을 받고 집에 가서 쉬라고 했다. 얼마전까지 담담하더니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라고 했다. 아들이 공부를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시험일이 다가오니 자신도 긴장이 된다고 했다.

거제도에 사는 홍희 친구딸은 올해 재수를 했다. S대를 목표로 고등학교 3년을 공부하고 작년에 수시와 정시에 도전을 했다. 전교1등을 할 정도로 성적이 높은 아이였지만 S대 문턱이 높았다. 부모는 성적이 되는 학교로 진학을 원했지만 아이는 1년만 더 도전을 해보고 싶어했고, 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미련이 남고 부모를 원망할 것 같아 승낙했다고 한다. 아이는 자신의 선택이라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 힘들 때는 엄마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고 서운한 말도 하여 서로 감정이 상했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어제는 친구가 오랜만에 먼저 전화를 했다. 며칠 남지 않은 수능시험 때문에 잠을 자지만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여서 아침이 되어도 피곤하다고 한다.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고, 결과를 수용하고 최선의 방향으로 대학을 선택하여 진학하길 바란다고 한다. 아이가 더 이상 욕심내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4년간의 피로를 더는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나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아이나 수능 때문에 스트레스다. 그것을 지켜보는 부모들도 스트레스다. 중3까지는 여유로웠던 홍희도 고2아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게임하는 모습을 보면 안절부절이다. 윽박지르면 더 어긋나기에 어느 정도까지는 놔 둔다. 내년에 고1이 되는 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안타깝다. 아무리 성적에 연연하지 않으려해도 고등학교 성적은 내신으로 수시를 지원하기에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자녀가 성적을 올리고, 원하는 대학을 가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같다. 그러나 그 방법이 문제다. 학교에 같이 다닌다고 정답을 유출하여 암기하게 하여 전교1등이 되도록 하는 것은 분명히 범죄다. 자녀가 올바른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그리고 수많은 전국의 고등학생들과 부모가 성적 때문에 노력하고 갈등하기도 하는데 너무나 쉬운, 잘못된 방법으로 전교1등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노력하고 있는 아이와 부모들에게 분노의 대상이다.

대학의 경우에도 교수인 아버지가 자신의 자녀에게 성적 특혜를 주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아버지인 교수가 자신의 강의 8개를 수강한 아들에게 A+를 주고 성적장학금 등을 받게 했다고 한다. 아들이 대학원을 지원할 때 아버지가 면접관으로 참여하고, 지도교수도 맡으면서 박사과정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4개 과목에 모두 A+를 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후 아버지와 연관 된 대학 부설연구소에 연구교수로 채용되기 까지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쌍둥이 사건으로 교사 상피제, 대학 학사관리제도 방안개선이 시급하다. 자신의 노력, 부모의 정보력, 조부모의 경제력이 있어야 1등급을 받아 1류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시대라고 한다. 이제는 같은 학교 다니는 부모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 덧붙을 것 같다. 자신의 노력과 성과가 높이 평가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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