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2
가짜뉴스 2
  • 승인 2018.11.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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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사회부장)




두 딸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한 모 고교 교사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일부 시장은 얼어붙은 반면 규제에서 제외된 지역은 아직도 분양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붙어 매매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약칭 학종)은 공부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능력을 평가해 학생을 뽑는 좋은 제도인데도 한국에서는 불신을 받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문제는 우리모두가 협력과 협동을 잊고 살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수능생을 위해 길을 터주고 불우이웃돕기에 줄을 서는 것을 보면 협동심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 경제수준이 세계 10위를 넘나드는 정도에 이르렀으니 좀 더 수준높은 협동의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우리 아이만 좋은 대학가면 된다는 부모, 이런 살벌한 경쟁시스템 하에서 자라난 아이는 1960~70년대 중고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맘을 터 놓을 친구가 없게 되고 사회에 나와서도 더욱 협력과는 담을 쌓게 된다.

필자의 경험을 돌아보면 학교나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협동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협력해서 살아야 하는지 잘 가르쳐 주지는 않는 것 같다. 핀란드 등 교육 선진국은 어릴때부터 팀을 이뤄 힘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로 더 행복하고 잘 살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팀워크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몸에 배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협력 마인드가 부족한 나라에서 가장 협력을 방해하는 것은 가짜뉴스다. 가짜뉴스 하나에 한 민족, 지역간에 총칼을 겨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멕시코 한 마을에서 가짜뉴스때문에 무고한 두사람이 백주에 화형당하는 일이 있었다. 주민들의 휴대폰에 경찰에 연행된 두 사람이 아동 유괴범이란 가짜 뉴스가 떠돌았다. 경찰은 몰려든 주민들에게 거듭해서 아니라고 부인했다. 두 사람은 마을 주민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경찰에 연행된 것 뿐이었다. 경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계속 불어났다. 공교롭게도 며칠 전 아이 셋이 실종됐다가 장기가 적출당한 일이 있었고 군중들은 두 사람이 유괴범들이라고 확신했다. 가짜뉴스의 최초 유포자는 경찰서에 불을 지르게 돈을 기부하라고 외쳤고 군중은 폭도로 돌변했다. 경찰서는 힘없이 뚫렸고 두 사람이 끌려나와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기름이 두 사람 몸에 끼얹어졌고 불이 붙여졌다. 한사람은 이미 맞아 숨진 상태였고 한명은 그 때까지 숨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영국 BBC 뉴스가 전한 소식인데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가짜뉴스 같다.

지난 11일 북한에 제주산 귤 200t을 보낸다는 소식이 들렸다. 제주도 당국은 귤 값 안정을 위해 크기가 작은 귤을 육지에 보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알이 작은 귤은 일부러 매립까지 해가며 적정생산량을 지키려고 애쓰고 있다. 귤농사를 지어본 필자는 제주도 농민들이 크게 기뻐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 수송기로 북에 보냈다는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어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고 적었다. 의문문으로 돼 있으니 가짜 뉴스라고 규정짓기는 곤란하지만 정치 지도자가 귤상자에 무언가 함께 보낸 양 선동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정부가 북한에 쌀 수백톤을 보내 쌀값이 올랐다는 가짜뉴스가 여전히 돌고 있다. 정부는 전례 없이 정부 양곡창고를 직접 공개하며 “쌀 수백 톤을 몰래 반출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쌀을 바다건너로 보내려면 수송, 선적 등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 장비가 필요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기는 불가능하다. 쌀을 실은 트럭이 항구로 모이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관련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람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쌀 가격이 오른 이유는 지난 해 쌀 가격의 하락폭이 너무 커서 정부가 예년보다 많은 쌀을 구매한 부분이 크다. 농민단체와 국회에서는 40∼50만 톤을 지원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이렇게 되면 연간 1천330억 원 정도의 보관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한번 가짜 뉴스가 돈 뒤 아무리 아니라고 해명해도 효과는 없다.

가짜뉴스를 막기위해 각국은 비상이 걸렸다. 독일은 지난 1월부터 ‘가짜뉴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네트워크 운용개선법’을 시행했다. 프랑스는 선거기간에 유포되는 가짜뉴스에 대해 웹사이트를 차단하고 해당뉴스를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영국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가짜뉴스대응 전담조직을 창설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야당의 안상수 의원이 가짜뉴스를 처벌해 달라며 고발하고 나섰다. 가짜뉴스를 막지 못하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정부와 여야정당, 우리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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