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이 웬말? …“사랑해요 한국”
헬조선이 웬말? …“사랑해요 한국”
  • 한지연
  • 승인 2018.11.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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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환학생들 눈에 비친 ‘대구, 코리아’
독일인 17살 알리나
BTS 열성 팬…한국 관심 커져
떡볶이·라면·김치 맛에 ‘홀딱’
카페·로드숍 등 구경하고 싶어
미국인 18살 애슐리
K팝 그룹 좋아하다 한국에 빠져
모양 예쁜 한글, 재미있게 배워
홈스테이 생활도 즐겁고 유익해
한국어교실
대구를 찾은 교환학생들이 한국교환학생재단을 통해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한지연기자
“나는 한국이 너무 좋아요! 가장 좋은 것 하나를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것이 마음에 들거든요.”

‘KISE 한국교환학생재단’을 통해 교환학생으로 들어온 알리나(여·17·독일)는 씩씩한 웃음으로 한국에 대한 사랑을 내보였다. 알리나의 한국 사랑은 대구에 처음 도착해 풀어놓은 그녀의 짐가방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알리나가 고이 챙겨온 캐리어에서 가장 먼저 꺼낸 것은 ‘방탄소년단’의 포스터. 알리나는 자신이 홈스테이하며 머물 방의 벽을 방탄소년단의 사진으로 도배했다.

대구 경북여고에서 공부하고 있는 알리나는 떡볶이와 라면, 밥에 얹은 김치 맛에 홀딱 빠졌다. 알리나의 한국 사랑은 k-pop과 한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알리나는 “한국의 예쁜 카페나 화장품을 파는 로드숍 등 구경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며 “독일에 있는 친구들도 부러워한다”고 했다. 알리나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방탄소년단’의 열성적인 팬이었다. 시작은 ‘방탄을 향한 덕심’이었지만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도 순식간에 커졌다.

또다른 유학생 애슐리(여·18·미국)는 대구 중앙고등학교를 다니며 재단을 통해서는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 애슐리는 ‘아스트로’ 라는 K-pop그룹을 좋아하다가 한국어에 매력을 느껴 교환학생 프로그램 유학을 결심했다. 그의 SNS에는 직접 춘 K-pop 커버댄스 영상 40여개가 소개돼 있다. 애슐리는 “음악에서 시작한 관심이 한국어로 이어졌다. 한국어 글자는 모양도 신기하고 예뻐서 배우는 재미가 있다”며 ‘ㅎ’을 모자 쓴 사람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홈스테이 식구들과 생활하면서 배우는 것도 크다”고 말했다. 알리나와 애슐리는 모두 한국교환학생재단을 통해서 대구에 왔다.

“글로벌 코리아나 교육도시 대구. 멀리서 찾지 않으셔도 돼요. 지금 한국이 좋아 알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헤매는 외국인 10대 유학생들, 또 낯선 문화를 함께 교류하고자 하는 대구지역의 다양한 가정·학생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다리를 만드는 것, 여기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될 거라고 봅니다.” 김미경 한국교환학생재단(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586 교보빌딩 16층) 대표이사는 외국 고등학생들에게 체류하며 다닐 학교와 10개월간 머물 수 있는 자원봉사 홈스테이를 연결시켜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미경 대표는 “한국으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외국 학생의 비율이 매년 급격히 늘고 있다. 현재는 학생들을 받아줄 가정을 구하지 못해 학생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래 전부터 한국 학생과 외국인 학생들 간의 연결을 위한 가교역을 꿈꿨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쉽지는 않았다. 아시아권역을 유학하려는 학생들 중 한국을 알고 있거나 찾으려는 학생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 중국, 대만 등이 물망에 올라도 한국은 제외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김 대표는 현재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 입성 러시를 두고 ‘대반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처음 교환학생을 받을 때만 해도 2명에 불과하던 신청자 수는 이달 20일을 기준으로 41명까지 늘어났다. 불과 1년 6개월여 만에 20배 이상 증가한 것. 이들 대부분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헝가리 등 유럽이나 미국학생들이다.

이에 김미경 대표는 “외국인 학생과 대구지역 내 홈스테이 자원봉사 가정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웃으면서도 지자체의 지원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의 문을 두들기고 있다며, 한 차례 홍보가 성사되기도 했지만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경험한 학생이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경우도 있어 감사함을 느낀다는 그는 지자체 차원의 홍보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법무부, 외교부 등의 절차를 통과하고도 인바운드 프로그램을 맡아줄 사람이 없어 기회를 놓친 외국인 학생들도 수두룩하다”며 “글로벌 교육도시, 행복 대구를 만드는 일에는 실천이 함께 따라야 한다. 행하지 않고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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