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 길을 여는 전문대학
늘 새 길을 여는 전문대학
  • 승인 2018.11.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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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지방자치연구소장·수필가
‘겨울에 청송에는 언제나 눈이 많이 내려 운전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입시철 겨울, 그 때 학생 한명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교무실에 들어가면 언제나 마음을 졸였습니다. 시골 고교선생님들에게 매달려 사정을 했던 때의 기억, 교무실에서 밀려 나올 때의 초라함, 이런 것들이 파노라마가 되어 엄습해왔습니다’. 작년 영진전문대학교 개교 40주년 기념식에서 필자가 한 인사말의 한 부분이다.

며칠 전 Y대학교 물리학 교수로 한 우물을 판 N교수와 차를 나눴다. 90을 넘겼는데도 아직도 청년이다. 허리가 바로 서고 말씨도 또렷하다. 귀에 약간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정말 곱게 늙어 가신다. ‘구구팔팔이삼사’는 따 놓은 당상이다. 내게 불쑥 물었다. “대학들이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영진전문대학교는 학생모집도 잘 되고 외국에서 우수 졸업생들을 리크루트하고 있다는데 그 비결은 뭣입니까?” 필자가 이 대학에 오래 몸담고 있었기에 하는 질문이다. 한마디로 말했다. ‘남이 가지 않는 새 길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영진전문대학교의 특징은 ‘주문식교육’과 ‘전문대학의 명칭’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다. 주문식교육은 설립자 최달곤 박사의 고심작이다. 대학이 백화점식 또는 붕어빵 교육을 해서는 안 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키워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 등이 요구하는 교과목을 설정하고 실습을 시켜 졸업하면 바로 현장에서 최신설비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학입학 시즌이다. 대학환경도 많은 달라지고 있다. 4년제 대학만을 고집하는 때도 있었지만 요즘 학생들은 아주 현실적이다. 취업이 잘 되는 학과를 선호하는 풍조다. 졸업하면 취직이 보장되는 전문대학에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80년대, 영진전문대학교도 학생모집이 어려웠던 때가 있었지만 수십 년간 몸담아 온 대학이 부쩍부쩍 크고 있음에 마음이 흐뭇하다. 노심초사 경영혁신을 고심하는 영진전문대학교가 최근 대학자체로 해외취업박람회를 열었다. 우수한 인재를 찾는 외국기업들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서다. 이 대학 트레이드마크인 주문식교육의 장점을 살려 외국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언제나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기업이 와서 보라는 자신감이 묻어있는 행사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주)리크루트R&D스테핑 사장과 그 일행 9명이 행사를 참관했다. 이들은 일본 기계자동차반 2학년생 17명과 일본 전자반도체반 2학년생 14명에게 채용내정서를 전달했다. 뒤이어 일본기업 (주)OSP도 학생 19명에게 채용내정서를 주면서 취업을 약속했다. 대학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인을 미리 양성해 왔고 일본기업은 필요인력을 바로 채용하는 쌍방효과를 거둔 것이다. 졸업과 동시 일본기업에 취업이 약속된 학생들은 입사 전 일본생활에 적응하는 생활교육과 더불어 일본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매진할 것이다. 외국기업이 전문대학의 취업박람회에 온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일본이 어떤 나라인가. 확실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쉽게 접근하겠는가. 지금 영진전문대학교는 일본기업도 인정하는 전문인기술인 양성 세계대학으로 뻗어가고 있다. 늘 새 길을 모색하는 일에 이력이 붙은 영진은 국내 최초로 사이버대학교에도 ‘맞춤형주문식교육’을 최근 도입하였다. 알다시피 사이버대학은 온라인을 통하여 대학의 전공과정을 마칠 수 있게 설계된 자율대학이다. 누구나 여가를 선용하여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여 교육받을 수 있어 수요가 많다. 사이버 주문식 교육은 특히 직장에서 체득한 기술과 대학교육의 양 날개를 원활히 활용하여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

이달 초 영진사이버대학교는 일본 IT통합 솔루션 전문기업인 (주)ISFnet와 산업협약을 맺고 산업체 재직자 교육을 통해 그들 기업이 요구하는 우수한 학생들을 일본 업체에 공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이 회사는 서버 및 네트워크 구축·운영, 컨설팅 업체로 일본 전역에 15개 지사, 3천여명의 직원을 가진 우량기업이라고 한다. 학생 부족과 교육환경의 변화로 대학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다. 이러한 때에 영진전문대학교와 영진사이버대학교가 경영의 새 길을 연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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