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지원’만으로는 출산율 높일 수 없다
‘보육지원’만으로는 출산율 높일 수 없다
  • 승인 2018.11.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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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붓고도 출산율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립유치원에만 준 나랏돈만도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출산 및 보육정책으로는 출산율 감소세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산정책이 영·유아 보육료 지원에 매달리기 보다는 사교육비 경감이나 생애 주기별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것도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좀 더 거시적인 안목에서 출산정책을 재고해야 할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는 출산장려 예산으로 2006년부터 올해까지 12년간 126조8천834억원을 쏟아 부었다. 출산 장려를 위해 3차례나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 여성이 평생 낳는 아기의 수인 합계출산율이 인구통계를 잡은 후 최저치인 1.03명으로 낮아졌다. 올해 신생아 수도 사상 최저인 36만명 선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연속 연간 신생아 수 40만명 선 붕괴라는 ‘출산 절벽’에 직면하게 됐다. 출산정책이 대실패한 것이다.

정부의 출산장려 예산 126억 원 중 가장 많이 투자된 부문이 무상보육·교육비와 시설비 지원이 83조원으로 전체의 65.5%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준 돈만도 10조원에 이르고 있다. 누리과정으로 유치원 아동 1인당 월 29만원이 지원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사립유치원이 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립유치원이 비리의 온상이 된 것이다. 예산이 효과적으로 배분되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정부의 출산장려 예산 중 30%는 엉뚱한 곳에 쓰여 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개혁, 청년 일자리나 주거대책 등 출산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곳에 아동이나 청소년 등의 이름을 붙여 예산을 낭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육아휴직 수당도 고용보험 가입자에게만 지급돼 여성 근로자의 41%를 차지하는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한 출산대책이 저소득층 위주여서 중산층 출산 장려와는 동떨어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54%가 ‘현재까지 정부의 출산·양육 지원정책이 자녀양육에 도움이 안 됐다’고 응답했다. 그래서 출산장려 예산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생색내기 지원’이라는 비판이 나오게 된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볼 때 영유아 보육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학교에 들어가면서 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큰 사교육비 등이 더 큰 부담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출산정책을 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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