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운전(운전과 삶의 이야기1)
인생운전(운전과 삶의 이야기1)
  • 승인 2018.11.21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필자는 거의 30년 가까이 무사고로 자동차를 운전 하고 있다. 뒤에서 박힌 적은 몇 번 있지만 내가 다른 차를 박은 적은 없다. 물론 본인이 운전을 잘해서 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운전을 잘 하더라도 사고가 날 상황이 닥쳐버리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중앙분리대를 넘어서 달려오는 차가 있다면 나는 피할 자신이 없다.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날아오는 물체 또한 나는 피할 수 없다. 옆에서 큰 트럭이 나를 밀고 들어온다면 나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지금껏 큰 사고 없이 잘 살아온 것은 사고가 날 상황이 내게 닥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늘 감사하게 살고 있다.

우리는 모두 드라이버(Driver)다. 삶이라는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나가는 드라이버. 운전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운전을 잘 못하면 사고가 나듯 우리 삶도 함부로 운전을 하게 되면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는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의 꼬리를 물고 삶과 운전을 비교해보았다. 지면관계로 운전과 인생이란 주제로 2회에 나눠 얘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음주운전을 예로 들어보자. 얼마 전 부산에서 있었던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이들을 슬프게 했다. 휴가 나온 군인(故 윤창호 군)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친구와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음주운전 차량이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 사고로 그는 15 미터를 날아가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불명의 상태로 40여일 견디다 결국 세상을 떠났다. 함께 있던 친구 또한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꿈 많았던 청년과 그의 가족, 친구들의 삶이 누군가의 잘못에 의해 산산조각 나 버렸다. 그의 친구들이 나서서 청와대 홈페이지, SNS를 통해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알렸고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그 계기로 음주운전의 위험성이 세상에 더 알려지게 되었고 정치인들도 앞 다퉈 음주 운전의 문제를 강조하며 일명 ‘윤창호법’을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음주운전과 관련해서 처벌이 더 강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말 그대로 음주 운전은 살인 행위와 같다.

그렇다면 우리 삶에도 적용해보자. 무언가에 취해서 판단이 흐려져 산다면 그건 우리 인생을 음주상태로 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 누구는 사람에 취하고, 누구는 물질에 취해있다. 누구는 권력에 취해 살아가고 있다. 취하게 되면 사리분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우리 삶을 운전해서는 안 되겠다. 취한 모습으로 비틀비틀 갈지(之)자로 살아서는 안 되겠다. 정신을 바로 차리고 똑바로 살아야겠다.

두 번째 졸음운전을 하지 말아야한다. 졸음운전은 깜빡하는 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큰 사망사고의 대부분은 졸음운전 때문이라고 한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충분한 휴식의 시간을 가지고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유럽에서는 운전 2시간 마다 의무적으로 15분 휴식시간을 가진다. 만약 그러지 않고 4시간을 운전했다면 무조건 30분 이상을 쉬어야 한다. 그걸 지키지 않게 되면 벌금을 물리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4시간 운전 후 30분 휴식을 취해야 하는 법안을 만들기는 했지만 운전기사들의 반발과 그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우리 삶에도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 휴식은 우리의 몸을 쉬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고, 기분 또한 좋게 해준다. 휴식 없이 살아가다 보면 문제가 발생한다. 마치 졸음운전을 하며 차를 몰듯 꾸벅 꾸벅 졸며 피곤한 상태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마찰과 갈등도 생길 수 있고,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의욕 또한 저하된다. 피곤해 졸다보면 자신이 가고자 했던 곳으로 정확히 가지 못하고 길을 잘못 들어 돌아갈 수도 있다. 목표했던 삶을 살지 못하고 돌아서 가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있을 수 있다. 잠들어 있는 삶이 아니라 늘 깨어 있는 삶이 되어야겠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를 정확히 알고, 깨어서 똑바로 살아야겠다. 말해야 할 때 말을 하고, 들어야 할 때 들어야 한다. 일 할 때 일하고, 쉴 때는 쉬어야 한다. 휴식의 시간을 갖고 늘 자신의 상태를 살피며 살아가는 것이 깨어있는 삶이다. (운전과 삶의 이야기 2는 다음 화에 계속)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