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고3 교실
수능 이후 고3 교실
  • 승인 2018.11.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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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행정학 박사
객원논설위원
우리나라 최대 행사의 하나인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그러나 본격적인 대학입시라는 관문을 앞두고 있는 많은 수험생들이 공부에서 해방되었다는 착각속에 빠져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능력시험의 결과에 따라 그들이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능이후 고3교실에서의 이루어지는 수업은 대학진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이 학교수업에 관심이 없어짐으로 인해 정상적인 수업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학교에서 정상적인 수업이 진행될 수 없는 상황에서 수능이후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일부 예체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학교보다 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능이후 고3학생들에 대한 학사운영 파행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현실에서 학교현장에서는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수능을 치룬 3학년 학생들을 위해 12월말 겨울방학 전까지 나름대로 체험학습과 같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단축수업을 하는 등 각가지 고육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미 학교수업에서 마음이 떠난 학생들을 붙잡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를 타개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고3학생은 수능이전에 기말고사를 치뤄 대학입시에 필요한 내신이 확정돼 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수업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수업의 내용에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등교하도록 독려할 수밖에 없고, 학생들이 이에 응하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들조차 수능이후 수업하지 않는 학교보다 학원으로 아이들을 보내어 개인별로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이 아니냐는 인식을 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의하면 고등학교의 수업일수는 학교의 장이 정하며 ‘주 5일 수업을 전면 실시하는 경우 매 학년 190일 이상’수업을 하도록 되어 있으며, 교육과정의 운영상 필요한 경우에는 10분의 1의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줄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정해진 수업일수를 지키려고 하다 보니 등교를 독려하는 학교와 수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수능이후 고3교실의 비정상화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현재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과 같이 고등학교 3학년의 학사과정을 1, 2학년과 달리 수능이 끝나면 곧바로 방학에 들어가도록 변경하여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중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일부에서 터무니없는 방안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고3의 경우 여름방학기간에도 계속 등교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차라리 여름방학은 2∼3일 정도로 줄이고 곧바로 2학기를 시작해 수능이 끝나면 일주일 정도 대학선택과 관련된 진로지도를 한 후 겨울방학을 실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판단된다. 부족한 수업일수가 있다면 2월 졸업식이전에 개학하여,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대학생활을 잘 할 수 있는 것에 관한 프로그램을, 재수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재수를 해서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취업을 하고자하는 학생들은 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하면 최소한 현재와 같은 비정상적인 교실붕괴 현상은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는 단순히 대학진학만을 위한 준비기관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고등학교 교육이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대학입시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여겨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등학교에서의 모든 학사운영은 대학입시 일정에 따라 결정되고 운영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실제와는 다르게 그들의 인생이 대학진학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상전이 고3수험생이다’라고 하는 말이 나오겠는가? 그러므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수능이후 고3교실의 붕괴를 막는 최선의 길은 대학이 어떻게 학생들을 선발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대학에서 고3학년들의 2학기 출석 상황까지 입시에 반영한다고 할 때에도 현재와 같은 현상이 일어날지 궁금해진다.

그러므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수능이후 고3교실의 문제는 고등학교에서는 아무리 노력한다고해도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이 그들의 입시전형 일정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함께 고민해보아야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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