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리, 독박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한 힐링 메시지
툴리, 독박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한 힐링 메시지
  • 배수경
  • 승인 2018.11.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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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즈 테론 주연 ‘툴리’
야간보모와 지내며 활기 되찾아
남편들에겐 가정의 중요성 환기
툴리
영화 ‘툴리’ 컷.

요즘은 ‘독박 육아’,‘헬육아’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만큼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뱃 속에 있을 때가 편하다’는 육아 선배들의 이야기는 열달(엄밀하게 말하면 266일이니 9개월쯤)을 몸 속에 품고 있던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면 저절로 그 뜻을 알게 된다.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엄마의 몫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닌 모양이다.

22일 개봉한 영화 ‘툴리’는 세 아이의 엄마 마를로(샤를리즈 테론)의 고군분투를 보여준다.

우리나라 포스터는 핑크빛 힐링영화처럼 느껴지지만 영화 속 마를로의 삶은 핑크빛과는 거리가 멀다. 야무지지만 여전히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8살 첫째, 발달장애로 학교에서 제적당하는 둘째, 그리고 밤새 잠 못들게 하는 젖먹이 셋째까지 돌보며 점점 생기를 잃어가는 엄마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이런 장면을 보니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 ‘돼지책(piggybook)’이 떠오르기도 한다. 헐리웃 대표 금발미녀 샤를리즈 테론은 이 영화를 위해 20kg 이상 살을 찌우며 우리 주변에서 봄직한 엄마의 모습으로 변신을 했다. 엄마 마를로와 대비되는 인물로 등장하는 야간보모 툴리(멕켄지 데이비스)는 밝고 긍정적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 인물로 나온다. “엄마를 돌봐드리러 왔어요.”라는 툴리의 말은 이상하게 들리지만 그녀의 등장으로 엉망이던 집은 깨끗해지고 냉동피자 대신 맛있는 밥상이 차려지고 마를로의 일상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역시 보모가 답인가?’하는 속단은 금지.
 

영화 툴리 스틸컷
영화 '툴리' 컷

 

대부분의 아빠는 육아에 무관심하다. 육아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빠가 여전히 많다. 물론 아빠들도 할 말이 있다. 남편 드류(론 리빙스턴) 역시 일하고 잔업하고 잠시 아이 돌보다가 침대에서 헤드셋끼고 좀비 죽이느라 역시 바쁘다. 그러는 사이 남편과 아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빠, 엄마로만 존재하게 된다.

“아이들이랑 일에 치여 당신 생각을 못했어”라며 “당신을 사랑해(I love you)”가 아닌 “우리를 사랑해(I love us)”라는 이야기를 건네는 드류의 말에 해답이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사회에서 성공하는 삶도 중요하지만 아이를 안정적으로 잘 키우는 것도 성공적인 삶이라는 걸 툴리는 알려준다. 지금 육아에 치여 스스로의 삶이 실패라고 느껴진다면 잠시 영화관으로 향해보자. 엄마, 아빠가 함께 보며 서로의 동지애를 불러 일으키기에 좋은 영화. 예상치 못한 결말이 있지만 미리 알고 가는 것보다 그냥 영화 속 이야기를 따라 가다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 좋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하다. 엄마에게 관심을……

배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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