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시장·두 의원 불참
사실상 형식적 모임 그쳐
예산과 무관한 발언 ‘툭툭’
공항이전 놓고 기싸움도
지난 23일 대구시청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남칠우 위원장과 각 지역위원장, 대구시에서 이상길 행정부시장과 간부 공무원 등 총 20여명이 참석했다. 권 시장과 두 명의 현역 국회의원은 의총 등 다른 일정으로 모두 불참했다. 핵심 인사가 빠지면서 사실상 형식적인 간담회에 그쳤다는 말이 나왔다.
게다가 간담회에선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대한 때아닌 설전이 벌어졌다.
남 위원장은 “최근 한 조사를 보니 지역 공직자들이 실현가능성을 가장 낮게 보는 사업으로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꼽았다”며 “저도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장원용 대구시 소통특보는 “(시가 한창 추진 중인)지금 단계에서 공항이전 회의론을 꺼내 깜짝 놀랐다. 최근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만들어졌는데, 몇몇 민주당 정치인 등이 반대한다고 접했다. 통합이전 반대가 민주당의 당론인지 위원장의 사견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남 위원장은 “공식 당론은 아니다. 다만 공항이전 같은 사업은 선출직 지자체의 폐해가 낳은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자리에서 난상토론을 벌여보자”고 답했다.
민주당에선 예산 협의 중에 정책을 건의하기도 했다. 남 위원장은 수성구 제2작전사령부 이전을 들며 “그린벨트로 인해 50여년간 재산권 침해가 심각하다. 정략적인 자세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행정부시장은 “검토해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 외에도 달서구 열병합발전소의 위해성에 대한 논의를 요청(권오혁 달서구갑지역위원장) 하거나 지역 내 문화 인프라 부족에 대한 지적과 청년일자리 창출 방안 강구(윤선진 서구지역위원장)에 대한 주문도 잇따랐다.
민주당은 간담회 내내 ‘집권여당’을 내세웠다. 남 위원장은 짧은 인사말에서만 ‘집권여당’이라는 단어를 6번 사용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시 현안 보고자료에 국회 상임위별 민주당 대구·경북 출신 의원 이름이 누락됐다며 “민주당을 상대로 (간담회)하면서…”라고 볼멘 소리를 내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일 이번 간담회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경제가 침체 상태라 집권당과 대구시 간의 초당적인 소통과 정책 공조가 필요해 현안 간담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시는 간담회에서 △옛 경북도청 부지 매입 △물산업 관련 시험센터와 실험기자재 구입 △첨단의료복합단지 미래의료산업 원스톱 지원 사업 △안경산업 고도화 육성 △대구~광주 달빛내륙철도 건설 추진 △대구권 광역철도 건설 사업 등 지역공약사업에 대한 국비 증액을 요청했다. 또 SOC(사회간접자본) 분야에서 △안심~하양 복선전철 △다사~왜관 광역도로 건설 △상화로 입체화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 △조야~동명 광역도로 건설 등에 대한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