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도시화, ‘이웃사촌 시범마을’
농촌의 도시화, ‘이웃사촌 시범마을’
  • 승인 2018.11.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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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경북본부장)




향후 30년 이내 대한민국 228개 시·군·구 중 84곳(37%), 3천482개 읍·면·동 중 1천383곳(40%)이 없어진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지방 소멸이다.

경북에는 상위 10곳 중 의성, 군위, 청송, 영양, 청도, 봉화, 영덕군 등 7곳이 몰려 있어 경북도의 고심도 깊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현실이다. 나름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만만치 않다.지방 소멸의 가장 큰 원인은 ‘지방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해결책은 지방에 사람 몰리도록 하는 것이다.

지방에서 사람들, 특히 젊은층이 떠나는 이유는 남아 있어도 할 게 없기 때문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도전하고 싶은 젊은이들의 욕망도 그 이유 중 하나다. 환경적인 여건상 지방에선 미래가 없다고 판단, ‘행복과 만족’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대도시로 몰린다.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지방의 인구는 대도시로 몰려가고, 결국 지방은 생존의 위기를 맞는 것이 전형적인 지방 소멸의 과정이다. 이런 시점에서 경북도가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를 불식시키고 지방소멸 극복을 위한 공격적인 정책을 추진, 주목된다.

지난 7월 취임한 민선 7기 이철우 도지사가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던 ‘이웃사촌 시범마을’이다. ‘이웃사촌 시범마을’은 청년 일자리, 주거환경, 복지·문화 기반이 두루 갖춰진 농촌마을이다. 청년 일자리, 주거, 복지 분야 각종 지원사업을 지방소멸 위기지역 중 한 곳에 집적시켜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시범모델을 만든다는 것. 이를 통해, ‘청년 유입→지역 활성화→지방소멸 극복’이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낸다는 목표다.

경북도는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내년부터 조성, 국가적 문제인 저출생과 지방소멸 극복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복안 속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8월 9일엔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 특별위원회’를 구성, 출범식을 가졌다.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 특별위원회’는 일자리, 부자농촌, 도시건축, 아동복지, 문화, 의료 등 6개 분야 15명으로 구성했다. 이석희 미래경제연구원장과 황종규 동양대학교 전(前) 부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청년, 귀촌인, 농업 경영체 대표, 건축가, 교수 등 다양한 분야 활동가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특위는 청년 일자리 창출, 주거단지 조성, 청년 대상 시범마을 홍보·유치, 시범마을 내 문화 조성, 아동·의료 등 복지체계 구축, 귀농·귀촌인 지원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를 바탕으로 9월 20일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 기본 구상안이 나왔다.

의성군 안계면 일원에 약 1천743억원을 투입해 청년 일자리·주거단지·복지체계 등이 두루 갖춰진 청년마을을 만들기로 한 것이 골자다.

국비 159억원, 지방비 574억원, 민자 1천10억원이 투입된다. 장기적으로 식품산업과 반려동물 산업을 육성해 기업을 유치하고, 단기적으로는 창농과 문화예술 창업지원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만든다. 무자본·무연고·무기술 3無 창농을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팜 20개동(600평/동)을 조성해 예비 청년창농가에게 임대 제공키로 했다. 창농시 가장 어려움을 겪는 ‘토지’와 ‘주거’를 한 번에 제공하는 농업 공동체를 만들어 청년들의 귀촌 진입장벽도 대폭 낮췄다. 주거단지는 총 300세대를 조성한다. 2022년까지 청년 임대주택 100세대를 우선 조성한다. 일자리 창출 속도에 맞춰 200세대를 추가 조성, 테마 마을로 디자인해 ‘농촌의 미래 주거모델’로 관광자원화 할 계획이다.

당장 입주할 청년들을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 안계면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1~2인용 스틸하우스 등을 설치, 제공할 방침이다.

생활여건 개선도 병행한다. 30분 내에 보건·보육, 60분 내에 창업·문화, 5분 내에 응급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3·6·5 생활여건’을 만든다. 안계면 영남제일병원을 분만산부인과로 전환하기 위한 국비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응급의료기관 필수 운영비도 추가 지원키로 했다. 보육 수요에 맞춰 국·공립 어린이집을 신설하고 2020년 만 6~12세 일반아동에 대한 방과 후 돌봄을 위해 경북형 마을돌봄터도 조성한다. 도교육청과 협의해 안계초등학교를 ‘경북형 혁신학교’로 지정,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웃사촌 시범마을’의 본격적인 추진과 동시에 청년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후속 작업도 한창이다. 지난 13일에는 안병윤 도 기획조정실장, 경북대학교 농산업창업지원센터장 임기병 교수, 안동대학교 산업연계교육지원센터장 전익조 교수, 경북도 담당부서와 의성군 T/F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협조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장 내년에 첫 삽을 뜨는 ‘이웃사촌 시범마을’이 지방소멸 극복과 농촌 혁신성장의 새로운 모델이자 농촌지역 인구감소에 대응하는 성공사례가 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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