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親朴·非朴 대결' 언제 끝날까
지긋지긋한 '親朴·非朴 대결' 언제 끝날까
  • 윤정
  • 승인 2018.12.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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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경선도 계파싸움으로 치러질 듯
2020년 공천경쟁 유리한 고지 점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
1990년 3당 합당이 계파싸움의 시초
정치 DNA 달라···민정계 친박으로, 민주계 비박으로 이어져
두 전직 대통령 감옥에도 계파싸움 여전
계파싸움이 보수의 분열과 몰락 원인 명심해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결국 또 친박과 비박 대결로 치를 것 같다. 김성태 원내대표 임기가 오는 11일로 끝나기 때문에 적어도 중순께는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이번 대결도 친박·잔류파 지지를 받는 나경원 의원(4선)과 비박·복당파인 김학용 의원의 양자대결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물론 나 의원 본인은 중도개혁 후보를 자처하며 계파를 청산해야한다고 부르짖고 있고 또 다른 친박 유기준·유재중 의원과 비박 김영우 의원도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지만 경선 막판으로 가면서 계파논리가 작용하며 친박과 비박 1:1 양자대결로 치러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 입장에서 원내대표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내년 2월 말~3월 초에 예정된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상황에 따라 한 계파가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모두 차지할 수도 있고 나눠가질 수도 있다. 공천학살을 한 차례씩 경험한 양 계파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2020년 공천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첫 단초로 보고 있다.

어쨌든 현재 한국당은 지긋지긋한 친박과 비박 싸움이 독버섯처럼 되살아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친박과 비박은 원래 한 몸이 아니었다. 정치 DNA가 달랐다. 지난 1990년 노태우 정부가 여소야대 정국을 타파하기 위해 3당 합당을 한 것이 지금의 계파싸움의 첫 출발지이다. 당시 노태우의 민정계와 김종필의 공화계는 지금의 친박으로, 김영삼의 민주계는 비박으로 이어졌다.

3당 합당 이후 김영삼 대통령 때 민정계를 치려다 이른바 ‘자민련’ 바람이 분 적이 있었고 이회창 총재의 두 번 대선 낙마로 10년 간 야당생활을 한 당시 한나라당은 2007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치열한 대선 경선으로 계파싸움의 최고조를 이뤘다. 그 이후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친박계가,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비박계가 공천학살을 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었다.

한국당은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는 현 시점에도 또 계파싸움의 망령이 스멀스멀 기어나오고 있다. 계파싸움이 보수의 분열과 몰락의 원인이 됐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계파싸움은 적어도 2020년 총선까지는 계속 이어질 듯하다.

한국당이 탄핵 정국과 대선 패배로 거의 침몰 일보 직전까지 갔을 때 모든 사람들은 계파싸움의 청산을 부르짖어 왔다. 실제 많은 의원들은 계파가 없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계파는 지금도 죽지 않고 꿈틀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당이 살아야 보수가 살고 보수가 살아야 우리 정치가 살고 우리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진보든 보수든 어느 한 쪽의 힘이 너무 강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 우리는 이미 그런 경험을 했고 지금 문재인 정부도 너무 힘이 강해 요즘 여러 난맥상이 불거지고 있다.

여야도 그렇고 계파도 때론 필요하다. 어느 한 쪽이 집권했을 때 강력한 견제세력이 있으면 오히려 국정운영에 자극제가 될 때도 있다. 또 독재를 막는 힘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파싸움은 당이나 국가이익보다는 계파나 자기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싸움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한국당 계파싸움을 재미있게 보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보수나 한국정치 그리고 국가이익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한국당의 뿌리 깊은 친박과 비박 싸움은 언제쯤 역사적 종말을 고할까.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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