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연구대상인 문 대통령 지지율
[윤덕우 칼럼] 연구대상인 문 대통령 지지율
  • 승인 2018.12.0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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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문재인 정부를 보면 지상담병(紙上談兵)이 떠오른다. ‘종이 위에서 병법을 논한다’는 의미다. 실전경험은 없으면서 이론만으로 전쟁을 치른다는 뜻이다. 실전경험이 부족하니 임기응변 능력이 떨어진다. 지상담병은 전국(全國)시대 강대국이었던 조(趙)나라를 망국으로 이끈 조괄(趙括)의 이야기다. 조나라는 전국시대 7웅의 하나로 당시 천하를 제패하려던 진(秦)나라에 대항할 정도로 국력이 막강했다. 그런 조나라를 진과의 싸움에서 한방에 말아먹은 인물이 바로 조괄이다. 그래서인지 중국 5천년 역사에서도 자주 회자되는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 조사(趙奢)는 조나라를 강대국으로 부상시킨 명장이다. 장군의 아들답게 조괄은 어려서부터 많은 병서를 익혔다. 병법은 아버지보다도 오히려 더 밝았다. 주변에서는 그를 신동이라 불렀다. 하지만 조사는 아들을 결코 천거하지 않았다. 조괄의 어머니가 궁금해 이유를 물었다. 조사는 걱정스레 답했다. 조괄은 이론에만 뛰어났을 뿐 전장에서 군사를 지휘할 만한 재목은 아니라고 했다. 무릇 전쟁이란 목숨을 거는 일인데 조괄은 목숨을 가볍게 여기며 입만 살았을 뿐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니 저 아이가 후일 장군이 된다면 필시 군대를 파멸시킬 것이오. 아버지의 예측대로 조괄은 그 유명한 장평대전에서 진나라 명장 백기(白起 )에게 참패했다. 권모술수와 첩보전이 치열한 전쟁에서 이론만 밝고 마음이 조급했던 탓이다. 그 때 포로로 잡힌 조나라 병사는 기록상 40만명. 조나라는 진나라 50만 대군에 대항하기 위해 소년병도 징집했다. 장기전에 식량이 고갈된 진나라는 포로 소년병 240여명만 조나라로 돌려보내고 나머지 포로는 생매장했다. 국력을 장평대전에 소진한 조나라는 30년후 진나라에 완전히 패망했다.

소득주도성장정책, 일자리정책, 노동정책, 남북관계, 한미관계, 한일관계 ,무상복지 정책, 탈원전 정책 등등…. 마치 지상담병을 보는 듯해 오금이 저리고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소득분배는 날로 악화되고 빈부격차는 심해지고 있다. 일자리 점검상황판까지 내건 일자리 정부라고 큰소리 쳤지만 그렇게 믿는 국민은 없다.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는 오히려 축소됐다. 공장 매물은 쏟아지고 제조업을 하려는 사람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두고보면 알겠지만 정부의 설명과 달리 한미관계와 한일관계도 심상찮다. 연일 쏟아지는 무상복지정책을 보면 앞으로 세금부담이 걱정된다. 특히 저출산 세대인 80년대 이후 젊은 세대들의 세금폭탄이 우려된다. 탈원전 정책으로 울진·영덕·경주 등 경북지역에서는 연일 철회를 요구하며 죽는다고 아우성이다.

대신에 민노총 목소리만 커졌다. 대검찰청·김천시청·대구지방노동청 등 공공기관 점거도 빈번하다. 설상가상 광화문 한복판에서 공공연히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라는 피켓을 드는 집단들도 등장했다. 공영방송인 EBS(한국교육방송공사)는 김정은을 미화하는 듯한 입체퍼즐을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사문화된 듯하다.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화염병을 던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KT 아현지사 화재로 ‘전시 청와대 지휘망’도 마비됐다. “이게 나라냐?”는 말이 탄핵정국보다 더 자주 회자된다. 지상담병이 떠오르는 이유다.

그래선지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로 내려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20대, 영남지역, 자영업자의 지지율이 현격히 낮아지고 있다. 소위 ‘이영자’ 지지율이다.

하지만 댓글로 본 민심은 이보다 훨씬 더 낮아 보였다. 누구의 말처럼 문 대통령 지지율이 연구대상인 이유다.

때마침 문 대통령이 해외 원전세일즈를 한다며 체코도 방문했다. 민심이 궁금해서 네이버에서 관련기사를 검색하고 댓글 반응을 살펴봤다. ‘문대통령, 체코서 ’원전 세일즈‘…체코 “韓성공 잘 알고 있어”’제하의 기사 댓글이다. 3일 오후2시 현재 좋아요 1821명, 화나요 12,974명이다. 진짜 무슨 코메디냐? (아이디 atrs****). 댓글을 읽어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아르헨 독재희생자 가족 만난 문대통령 “정말 가슴이 아프다”’ 제목의 기사도 검색해봤다. 같은 시각, 좋아요 1219명, 화나요 9443명이다. 이 기사 댓글도 역시 민망할 정도다. 몇가지만 소개한다. 김정은도 독재자입니다(아이디 walk****), 세계 최대의 독재자 김정은 밑에서 고통받는 북한주민들은 안불쌍하냐?(아이디zzdi****), 6.25전사자 유가족이나 좀 잘돌봐드려라(아이디 rhkr****)

댓글을 보면 민심을 금방 알 수 있다.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다. 지금도 총칼만 들지 않았지 총성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미중무역 전쟁을 보라. 일본은 걸핏하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다. 중국은 영공침범이나 영해침범을 밥 먹듯이 한다. 외교무대에서 속절없이 웃고 있는 문대통령을 보면 지상담병이 생각난다. 찍은 손가락을 원망하는 얘기도 들리고 부아가 치밀어 울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대통령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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