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300명은 마지노선이다
국회의원 300명은 마지노선이다
  • 승인 2018.12.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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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같은 주제의 글을 다시 쓰게 되면 심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전에 쓴 글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며칠간 고심을 했지만 또 써 보기로 했다. 국회에서 선거제도를 개혁한다면서 현재 300명의 국회의원을 더 늘리려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며칠 전 사우나에서 잘 아는 국회의원을 만났다.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좀 꺼칠해 보였다. 곧 전당대회도 있고 당협위원장 선출 문제도 있으니 안 그렇겠나 마음대로 생각해 본다. 불쑥 그에게 물었다. ‘국회의원수를 늘리자는 말이 도는데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금방 이런 대답이 왔다. “우리나라는 현재 인구 17만 명에 국회의원 한사람입니다. OECD 국가는 평균 12만 명에 한 사람 꼴입니다. 세비도 그들보다 우리가 적습니다. 국회의원 세비 예산을 300명으로 묶어두고 5. 60명 정도 늘리자는 말도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지금 어떻게 하면 자당의 의원수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까 궁리뿐이다.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은 비례대표의원 수를 늘리자는 데 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아주 적극적이다. 민주당을 상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연계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구제 개편을 이번에 꼭 해야 한다”는 말에 민주당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민주당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지난 20여 년 동안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해 왔다”며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를 기본 목표로 삼고, 권역별비례대표제의 기본 틀 위에서 연동형제도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슬며시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안도 당연히 논의 될 수 있다”는 가당치 않는 말을 섞었다. 권역별 비례대표는 무엇이고 연동형은 또 무엇인가. 국민들은 이것을 국회의원 수 늘리기를 위한 정치권의 꼼수라고만 생각한다.

국회의원은 여느 국가기관보다 국민을 직접 대변하는 기관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자신들의 출세와 소속 정당의 안일만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 수 늘리는 문제에 공식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이유는 지역구 의원 확보에 대한 지난날의 향수와 무엇보다 국민들이 의원 수 늘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군소야당의 정치적 협조가 필요한 민주당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법 제·개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하자고 들면 못할 것이 없다. 국민들이 반대하고 욕을 한다고 해도 한번 눈을 딱 감으면 된다는 심사다.

솔직히 말해 국회의원을 존경하는 한국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당하게 정도(正道)를 걸으면서 국민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의원들을 찾아 볼 수 없다. 무슨 말 못할 사정들이 있는지 눈치를 보고 입을 봉하고 있다. 적폐라는 말이 나오고 나서 야당은 더 움츠리고 있다. 국민들이 비례대표의원을 늘리자는 일에 반대하는 이유는 돈으로 국회의원직을 파는 것, 당권을 기진자의 비공개·자의적 인사, 비난을 받더라도 자당을 위해 투쟁한 충성맨 등을 쉽게 국회의원으로 만드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비례대표제의 장점보다 단점을 너무 많이 봐 왔다. 사우나에서 만난 한국당의원이 한 말들을 종합·분석해 보면 국회의원 수 300명 선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사회적 장치도 없고 국민들이 저항할 방안도 없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보통 국민들은 여론조사에 흥미를 가지면서 여론의 향방을 따르고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하여 국민들의 생각을 물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국회가 선거제도를 개혁한다면 사회적 저항을 다소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언론의 편파성 없는 정보제공은 여론형성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이 문제를 국회에만 맡겨두면 현 지역구의원들의 관심은 덜할 것이고 군소 야당은 여당과 영합하여 그 일을 밀어붙이려 들것이다. 바로 말해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가 적으므로 늘려야 된다고 주장하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는 일관되게 국회의원을 200선으로 줄이자고 주장해 왔고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 여야 국회의원님들, 의원 300명 마지노선 꼭 지켜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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