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클래식·판타지 녹여낸 크리스마스 ‘환상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클래식·판타지 녹여낸 크리스마스 ‘환상동화’
  • 배수경
  • 승인 2018.12.0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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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 발레곡 기반 제작
이브날 마법같은 세상서 모험
세계적 무용수들 실제 발레 공연
화려한 그래픽·OST 등도 ‘압권’
호두까기인형
영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컷.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더불어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곡 중 하나인 ‘호두까기 인형’은 일명 ‘달러박스’라고 불릴 정도로 흥행의 보증수표이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국내는 물론 전세계 내로라하는 발레단에서 크리스마스 레퍼토리로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는 ‘호두까기 인형’을 발레 무대가 아닌 스크린 속에서도 만날 수 있다.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과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은 영미권에서는 11월 초에 개봉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6일 개봉을 했다. 클래식 명작을 실사로 재탄생시키는 디즈니의 ‘라이브액션 프로젝트’의 하나로 라세 할스트롬과 조 존스톤이 공동 연출을 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돌아가신 엄마의 마지막 선물인 핀 텀블러를 받아든 ‘클라라’(매켄지 포이)가 선물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찾기 위해 신비로운 마법의 세상으로 들어가 펼치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이다. 영화는 디즈니 특유의 시각적인 화려함에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으로 청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했다.

클라라가 대부인 드로셀마이어(모건 프리먼)가 준 선물을 찾아 숲으로 가는 장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겨울왕국’을 떠올리게 한다. 드레스를 입고 눈 속을 뛰어다니는 장면을 보고 ‘추워서 어쩌지?’하는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함께 동화 속으로 빠져들어보자. 클라라는 크리스마스 숲에서 꽃, 눈송이, 사탕, 그리고 즐거움 등 엄마가 발견했다는 4개의 왕국을 만난다. 즐거움의 왕국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름을 말할 수 없는 ‘4번째 왕국’으로 불린다.

스크린 속 매켄지는 동화책 속에서 그대로 나온 듯한 모습이다. 컴퓨터 그래픽(CG)팀 30명이 6개월간 공을 들여 만들었다는 생쥐 마왕은 그래픽임을 알면서도 진저리를 치게 만든다. 클라라가 즉위식때 입은 드레스는 13명의 의상팀이 350시간 동안 수작업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눈여겨 보자.

세계적인 발레리나 미스티 코플랜드와 발레리노 세르게이 폴루닌, 그리고 18인의 무용수가 펼치는 극중 발레 장면은 환상적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댄서’의 세르게이 폴루닌을 디즈니 영화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다.

디즈니 영화 특유의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장면들은 눈을 뗄 수 없게 하지만 영화는 딱 거기까지다.

스토리는 뻔하고 진부하다. 시시해지려는 찰나 잠깐의 반전이 있긴 하지만 예측 가능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몇가지 마음에 새길 교훈은 얻을 수 있다.

“너에게 필요한 것은 이 안에 다있다.”라는 엄마의 선물 속 비밀을 깨닫는 순간 클라라는 변신을 한다. 용기있고 당찬 과학소녀 클라라가 악당을 물리치고 해피엔딩에 이르는 과정이 너무 손쉽게 느껴지긴 한다. 사탕 왕국 섭정관 슈가플럼역의 키이라 나이틀리는 초반에는 존재감이 없게 느껴지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면 독특한 그녀만의 매력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엄마 최고의 작품은 바로 너’라는 이야기에 이르면 이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부모들의 최고 작품은 바로 자식이다.

영화는 감당하지 못할 슬픔을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내고 있던 가족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영화가 끝이 났다고 바로 상영관을 나서지 말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자. 발레 파드되(2인무)를 감상하고 나면 ‘천상의 목소리’ 안드레아 보첼리가 그의 아들과 함께 부른 ‘폴 온 미(Fall On Me)’가 이어진다. “당신이 걷는 모든 발걸음마다 당신 자신을 믿으세요”라는 가사는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올랐던 천재 피아니스트 ‘랑랑’,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도 영화음악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좀 더 영화 속 동화세계에 빠져들고 싶다면 4DX 상영관을 찾는것도 좋다. 음악에 맞춘 리듬감 넘치는 움직임과 함께 스노우, 버블, 향기와 같은 환경효과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어른, 아이 모두를 매료시켰던 ‘겨울왕국’의 뒤를 잇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이지만 가족이 함께 볼 영화를 찾고 있다면 디즈니가 전해주는 크리스마스 선물 속에 빠져볼만하다.

특히 여자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만족스러운 선물이 될 듯하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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