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답방에 매달리는 정부 안타깝다
김정은 답방에 매달리는 정부 안타깝다
  • 승인 2018.12.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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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국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김정은의 답방에 대해 모든 경우를 가정해 완벽한 준비를 해왔고 심지어 청와대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악수하는 모습이 대형으로 설치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답방에 대해 가타부타 일언반구도 없다. ‘온다’, ‘안 온다’ 말도 없는 김정은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인 사모곡이 너무 애절해 안타깝다는 국민들도 많다.

정부는 당초 북한에 제시했던 김정은의 ‘12월 12~14일’ 답방이 무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어제까지 정부는 답방에 대해 북한과 물밑 대화를 했지만 끝내 북한의 응답을 받아내지 못한 것이다. 청와대는 12일 이후 미정으로 남겨뒀던 문재인 대통령의 다른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김정은의 연내 답방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상회담 일정과 경호·의전 준비를 계속하겠다고 한다.

사실 김정은의 답방이 말처럼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다. 그가 서울에 온다면 우리 국민에게 무언가를 가져와야 한다. 북한의 핵 폐기는 고사하고라도 적어도 핵 리스트 정도는 가져와야 한다. 그것도 안 된다면 ‘어떤 조건’이 이루어지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정도는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는 북한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포기할 핵을 수백만 국민을 굶어 죽여가면서 개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김정은이 답방하면 무엇인가 한국으로부터 얻어갈 소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제재 완화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가 북한을 돕고 싶어도 유엔 제재로 인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문 대통령도 ‘남북 철도를 실제 착공, 연결하는 일이 국제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얻어갈 것이 없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밥만 먹자고 서울로 답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답방에 매달리는 정부가 더 안타깝다. 청와대는 ‘서두르거나 재촉할 의사가 없다’고 하면서도 그의 답방에 매달리고 있다. 마치 상감마마의 성은을 기다리는 것 같다.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라 하더라도 정상회담 개최 등 국가 간의 관계는 대등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가 오는지 안 오는지 감도 잡지 못하면서 일방적인 ‘러브콜’을 계속 보내고 있다. 정부는 국가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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