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미세먼지…‘임신 확률’까지 낮춘다
중국發 미세먼지…‘임신 확률’까지 낮춘다
  • 승인 2018.12.1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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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작년 1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털모자’를 쓰고 북한 예술단 사전 점검단을 이끌고 평창과 서울을 방문한 현송월 단장이 “거리에 왜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으냐”고 물었다. 우리 정부 측 안내원이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을부터 미세먼지로 인해 온종일 은 잿빛 뿌연 하늘이다. 목도 아프고 눈도 따끔거리고, 외출하기가 겁이 난다. 일기예보는 ‘야외 활동을 삼가라’는 경고다. 이젠 안심하고 나갈 곳도 없다. 밖에 나가 뛰어놀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불쌍하다.

미세먼지에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구리, 철 같은 금속 화합물, 탄소 화합물 등의 유해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어 인체에 치명적이다. 그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초미세먼지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다. 크기가 매우 작아 코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기관지를 지나 허파꽈리에 가장 많이 침착돼 인체에 위해를 끼친다. 지난해 환경부 연구결과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 사망자 수는 1만1924명(2015년 기준)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미세먼지가 협심증, 뇌졸중 등 심ㆍ뇌혈관 질환을 일으키거나 천식,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켜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는 국내외에서 계속 보고 되어왔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2014년에만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 오염물질이 자연임신뿐 아니라 인공임신 성공률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는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일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등 5개 대기 오염 물질이 체외수정 시술의 임신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 오염이 평균치보다 약 50% 증가할 때 체외수정 성공률은 10%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의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기 중 부유 물질이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건설현장, 화력 발전소, 공장, 디젤 차량 배기가스, ‘고등어 구이집’. 그러나 중국발 미세먼지에 비교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60% 이상이 ‘중국산’이라고 주장한다. 며칠 전 중국 동북부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서해를 거쳐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거대 모래폭풍이 중국 북서부에서 북경까지 덮쳤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중국 동북부 6개 지역의 지난달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7%나 높아졌다. 베이징은 올해는 80㎍으로 농도가 63%나 올랐다. 중국의 대기 정체가 심해졌고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느슨해진 것 등이 원인이다.

이런 경향이 계속된다면 올겨울 최악의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를 뒤덮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에 내려진 초미세먼지 주의보도 지난해 5차례에서 올해는 59차례로 급증했다. 역대 최악의 중국발 미세먼지가 때를 가리지 않고 한반도를 공습하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6.25 전쟁 때 인해전술로 남쪽을 향해 끊임없이 밀고 내려오던 중공군 같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심한날은 온 국민이 담배를 피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대책은 ‘북풍’이 미세먼지를 밀어내면 대부분 지방의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참 ‘잔인한 대책’이다. 그러나 찬바람이 잦아들면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몰려올 것이다. 잔인한 계절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3월 정부는 초미세먼지 환경 기준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대책으로 대기오염물질 다량 배출사업장과 노후 경유차 등에 대한 단속 등을 꼽았다. 그러나 실질적인 공기 질 개선을 위해 관련 규제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중국産 미세먼지’가 매년 갈수록 더 심해진다. 외교부 장관은 중국에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 가을철 산속에서 불어오던 시원하고 맑았던 ‘솔바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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