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마을에서 놀아볼까요?
새해에는 마을에서 놀아볼까요?
  • 승인 2018.12.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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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공동대표
12월은 그야말로 평가와 계획의 달이다.

연초의 계획을 점검하고 내년 계획을 세우다보면 후회와 다짐이 함께 한다. 한 살 더 먹는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돈 내고 흥정하지 않아도 그거 주어지는 내년이 있기에 감사할 일이다.

건강을 위한 운동, 금연, 절주 등의 계획,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 갖기 계획 등 누구나 새로운 계획이 있겠지만 내년에는 마을에, 이웃에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 내가 사는 동네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가 뽑은 대표자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밤이든 주말이든 동네 어딘가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은 의외로 재미있지 않을까?

저기 멀리 국회에서 일어나는 일은 알아도 관여하기 힘들지만, 내가 사는 근처 주민센터나 구청, 그리고 시청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가 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실제 동네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유지되어 간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 어린이, 장애인 등 지역사회의 약자들 곁엔 항상 이들이 있다. 누구나 하루는 24시간이라 생업에도 바쁠텐데 어떻게 그런 봉사를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한 번 만나보자.

우리는 그동안 작은 행복을 이루는 과정보다 큰 결과에 주목했고 그러다보니 일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그러다보니 관심사는 주변의 일상적인 과정보다 먼 곳에 있는 결과였다. 이웃사람은 잘 모르지만 매스컴에 나오는 유명인은 잘 안다. 본인이 경험한 일보다 카더라~에 의존하게 되고 이 틈을 타 가짜 뉴스가 판을 친다.

신문과 티비 등도 중앙지나 중앙방송을 많이 보고 듣고, 지역 소식은 잘 모른다. 마을티비가 있는지도 모른다.

인구의 반 이상이 모인 수도권이 살기 힘들다고 난리지만 그래도 사람은 나서 서울로 가야한다는 말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다. 지역은 이제 점점 작아져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물론 이대로 가지 않을 것이고 그 대안이 지방분권이다.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일이며 이는 다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주민과 함께 행사하는 일이다.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가 가지는 것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주민과 나누는 일도 포함된다. 그런데 주민이 관심이 없다면 그 권한은 지방자치단체가 갖게 되어 진정한 분권의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자치분권 종합계획의 비전은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 분권’에 있으며 그 목표는 주민과 함께하는 정부, 다양성이 꽃피는 지역, 새로움이 넘치는 사회이다.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6대 추진전략은 주민주권 구현, 중앙권한의 획기적인 지방 이양, 재정분권의 강력한 추진, 중앙-지방 및 자치단체 간의 협력 강화, 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 확대,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지방선거제도 개선 등이다.

주민주권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가? 정부는 정책과정에의 참여권 보장, 주민자치회 실시, 주민발안제 도입, 자치단체형태 선택권 부여 등을 제시하고 있다.

주민주권 구현을 위한 과제는 무엇보다 주민참여권 보장에 있다. 주민참여 확대로 주민중심의 지방자치를 하자는 것인데, 이때 참여권 보장을 위해서는 주민이 지역정치를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 제공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마을의 누군가가 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주민 대표를 선출해 놓았다. 구의원, 시의원이다. 먼저 의회회의록을 읽고 의회 방청을 가자. 혼자서는 재미없지만 여럿이 함께 가면 마을소풍이 되지 않을까. 보고 듣고 알아차리자. 주민으로서 나의 주권이 무엇인지를.

이제 우리나라 정책 기조는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저출산 고령사회의 문제 해결방식도 보라.

출산율 제고를 정책 목표로 삼고 지난 12년 동안 116조원의 정책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정부는 이제야 ‘정책이 실패했다’며 임금·채용 차별 없는 성평등한 일터, 비혼 자녀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 남성이 육아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며 함께 돌보는 사회를 핵심 과제로 삼고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회는 변하겠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우리는 열심히 살 것이고, 더 행복해지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소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 하지만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소확행을 더불어 함께 만들고 누리자.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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