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가 내린다. 새벽을 깨고 일어나 보니 정말 비가 내린다. 몇 달을 기다리며 이번 여행을 준비 했는데….
카메라를 준비하고 시간이 주어진 데로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제주도는 언제나 여행을 떠나고 싶은 곳이다.
무작정 계획도 없이 해안선을 따라 출발! 제주의 돌들이 담이 되고 길이 되는 그 작은 길들을 따라 내 마음도 움직였다.
해안선을 따라 가던 중 모슬포 항 주변에서 우연히 발견한 돌과 풀의 해변, 가을인 듯 겨울을 담은 풍경이 나의 눈 속에 그리고 카메라에 담겼다. 눈으로 보이는 제주는 가을이건만 온몸에 스치는 바람은 분명 겨울 제주였다.
차디찬 바람이 빰에 부딪치고 시린 손이었지만 내 눈 속 카메라 앵글에 보이는 겨울 제주를 담기 위해 겨울 파도가 요동하듯 나의 셔터는 점점 요동치듯 빨라졌다. 가을을 보며 겨울을 담을 수 있는 제주도. 겨울 제주는 누군가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신비로운 곳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