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에스컬레이터
지하 에스컬레이터
  • 승인 2018.12.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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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진

도시는 지하로 통하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오르거나, 내려가거나, 그 길을

선택해야 목적지에 이른다.

죽음에 이르는 길에는 높낮이가

없다.

수십 미터 지하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

그 계단을 밟고 선 사람들,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무얼 하는 사람인지, 일회용 전단지

떠돌듯 떠도는 사람들

천국과 지옥의 계단 같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지금 나는 그 계단에

서 있다.

오래 전 여름 아내와 딸과 동행했던

흑산도 섬 여행.

빛바랜 사진첩에서 그때 내 모습을

본다.

창창한 바다~ 몽돌 위 누운 그 남자!

아, 하필 그때 왜 눈을 감았을까?

(딸아이가 눈 감은 내 모습을 찰칵!)

오호.

삶과 죽음이란, 이런 거구나

눈 떴을 때와 눈 감은 찰나!

내가 나의 죽음을 볼 수 있는,

◇차승진(車勝鎭)=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세아 문예 신인상, 월간 모던포엠 단편소설 신인상, 낙동강문학 동인, 소설 '숨겨둔 이브'에게 출간

<해설> 두 눈으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삶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만 발전한다. 닫지 말고 항상 열어두고 아는 자가 되지 말고 언제까지나 배우는 사람이 되자. 육체는 주체가 아니고, 자신에게 소유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기쁨과 슬픔은 그 사건이 일어난 그날로 족하다는 말을 기억하고, 내일에는 내일의 바람이 분다는 말을 상기하자. 삶에는 정답이란 것이 없고 어떤 길이든지 틀린 길은 없다. 괴로움을 몰고 오는 정답과 오답의 분별은 애초부터 없었다.

망설이기보다는 불완전한 채로 시작하는 것이 한 걸음 앞서는 것이다. 언제나 마음에 밀물과 썰물이 느껴지도록, 고여 있지 말고 멈춰있지 않으면 값지고 알차게 사는 것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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