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맛·신제품으로 제2 부흥기 맞은 문경 오미자
독특한 맛·신제품으로 제2 부흥기 맞은 문경 오미자
  • 김상만
  • 승인 2018.12.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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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열매’의 다양한 변신
축제서 오미자 음식 100개 공개
레시피 공유 관람객 호응 유도
청·김·소스 등 제품 개발 주력
오미자 와인 국빈 접대용 호평
市, 기술·가공·유통 원스톱 지원
미생물센터 등 든든한 연구 기반
지역업체 가공기술 100여종 보유
화장품·신약 다각적 연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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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를 재배하는 농민.

문경오미자가 딜리셔스 오미자로 대변신 중이다. 대한민국 6차 농업 모델로 각광받던 문경오미자산업이 다소 주춤해 지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문경의 오미자농가와 당국은 ‘맛있는 오미자 만들기’로 위기 탈출을 넘어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들은 2017년 오미자축제를 계기로 마을마다 가장 맛있는 오미자음식을 만들어 경진대회를 열고, 그 음식들을 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시식을 통해 맛있는 오미자축제로 인식시키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문경오미자 제2의 부흥기

2018년 문경오미자 축제의 슬로건은 ‘오미자의 맛있는 변신은 무죄’,‘딜리셔스 문경오미자’였다. 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오미자청과 오미자음료에 머물러 있던 오미자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오미자 한우갈비, 오미자 요구르트 등 100여 가지의 다양한 음식으로 체험할 수 있음에 놀라고 오미자의 맛과 향이 어우러진 음식 맛에 또 한 번 더 놀랐다.

오미자농가들은 다양한 오미자음식을 만들어 체험시식장을 조성하고, 문경오미자미각체험관을 운영하여 쿠킹 클래스를 실시했다. 또 레시피 카드와 레시북 큐알코드를 통한 전자레시피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레시피를 공유하여 축제에 참석한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과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어우러진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문경오미자는 국가적 경기침체와 기상악화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다시 활기를 띄면서 농가들은 다시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다소 침체기를 맞았던 오미자산업 또한 ‘맛있는 문경오미자’라는 비전으로 제2의 부흥을 꿈꾸고 있다.

◇친환경브랜드 10년 연속 수상

문경에 오미자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93년 백두대간에 자생하고 있던 야생오미자를 시험적으로 이식 재배하면서 부터다. 재배가능성을 알고 난 뒤 1996년 1ha의 시범사업을 거쳐 재배면적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2004년 전국의 45%를 생산하면서 명실공히 제1주산지이자 오미자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오미자건강클러스터사업으로 확실한 오미자산업의 기반을 구축했고 2006년 문경오미자산업특구로 지정됐다. 2009년 지리적표시제로 등록했고 2015년부터 6차 지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동안 대통령상이나 친환경브랜드 10년 연속 수상 등 수상실적은 다른 작목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오미자는 ‘본초학’이나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등 옛 문헌에 나타나듯이 시고, 달고, 맵고, 쓰고, 짠 다섯 가지 맛을 가진 영약으로 거담, 진해, 보신, 강음강정, 부녀음냉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오미자는 노니나 아사히베리, 아로니아 등과 비타민C, 무기질 등의 함량을 비교했을 때 칼슘은 최고 30배, 칼륨은 5~30배, 마그네슘은 10배 이상 많이 함유 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활성 성분도 리그난 화합물 17종 등 건강기능 성분이 뛰어나다.

국내 자생오미자는 북오미자(S.Chinesis Baill)와 흑오미자, 남오미자 등 3종류로 문경에서는 일반적으로 오미자라 불리는 북오미자가 재배되고 있다.

◇오미자, 식품으로 도약

오미자는 그 기능성만큼이나 다양한 분야의 식음료로 개발되기도 했고 여전히 신제품들이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오미자 제품 개발을 문경이 언제나 선두주자였고 가공 산업도 문경에서 가장 번창하고 있다. 일단 가장 흔하고 보편적인 것이 오미자청이다. 오미자청이야말로 한약재이던 오미자를 식재료로 탈바꿈시킨 일등공신이다. 오미자청이 대중에게 소개되고 인기를 얻으면서 오미자를 다양하게 활용한 레시피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오미자와인, 오미자맥주, 오미자막걸리, 오미자증류주 등 주류와 건강음료 등 마시는 식음료가 가장 먼저 상품화됐다. 이어 오미자를 천연 맛 첨가제로 쓴 돼지고기 요리나 샐러드 소스, 갈비찜, 매운탕, 국수, 초장 등 오미자가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루면서 식문학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또 ‘오미자김’은 저염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뻥튀기, 엿, 사탕 등 간식거리에도 잘 활용되고 있다. 아직 상품화되지는 않았지만 화장품이나 신약 등 미래 산업에서도 오미자의 가능성은 충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문경오미자가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생산자협회를 중심으로 한 청정제품 생산과 우수한 기술연구 시스템, 가공산업에 대한 당국의 지원, 업체들의 자생력이 그것이다. 오미자생산자협회는 친환경 오미자를 생산하기 위해 뭉친 생산자 단체로 오미자 가공제품에 질 높은 원료를 공급하는 주역이다. 문경의 오미자연구기반은 당연히 다른 지역에서는 쫓아올 없는 수준으로 친환경미생물센터, 토양검정실, 오미자연구소, 친환경오미자대학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 특히 문경시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가공지원센터나 향토음식학교는 새로운 오미자 음식 개발과 가공제품의 테스트 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문경오미자 가공산업의 산파역을 한 곳이다.

비즈니스센터나 창업보육센터는 유통마케팅을 지원한다. 창업에 따른 위험도를 낮춰 가공이나 유통업에 뛰어든 업체들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가공기술 100여종을 보유하게 됐고 가공업체 및 체험관은 50여 곳에 이른다. 기술과 가공, 유통에 이르기 까지 문경시의 적극적인 보육정책은 자생력 높은 오미자산업의 밑거름이 됐다. 상당수 업체가 자생력을 가지고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많이 개척했다. 독자적 오미자음료 개발에 적극적인 문경오미자밸리영농조합이나 오미자 김을 만드는 문경미소 등이 대표적인 업체로 세계 각국에 수출 길을 뚫었다.

◇국가행사 공식음료

2010년 G20 정상회담에서 공식음료로 활용되기 시작하여 2012년 서울 핵 안보회의 정상들의 만찬주는 오미나라에서 만든 오미자와인 ‘오미로제’였다. 2016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에 참석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평소 오미자를 즐겨마셨고 국빈 방문시 음료로 사용했다”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또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 여사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바쁜 일정으로 아침식사 대용으로 비타민주스를 마시는 멜라니 여사를 위해 오미자주스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18년 1월에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오미자막걸리가 공식 건배주로 활용되어 조선왕실에서 이어진 오미자의 위상이 그대로 현대에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속에서도 오가닉시장과 건강, 뷰티시장은 매년 성장가도를 걷고 있다. 건강과 미용은 세계적인 소비 트렌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문경오미자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식품 소재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가지고 있는 로맨틱한 안토시아닌의 천연색소, 고전문헌과 과학적 규명을 통해 밝혀진 다양한 건강기능, 오감을 충족시키는 다섯 가지 맛에 문경이라는 청정자연환경이 더해지면서 세계 최초의 오미자 식문화 발원지로 부각되고 있다.

북유럽국가 중에서 농업을 바탕으로 선진국을 이룬 덴마크에 최근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 바로 식도락이라고 하는 푸드 투어다. 특히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은 미슐랭 스타를 가장 많이 보유한 도시로 유명한데, 코펜하겐은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수단으로 푸드투어 가이드를 육성하고 푸드투어를 활성화하고 있다.

코펜하겐의 식도락사업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바로 로컬 식재료로 음식을 차별화했다는 것이다.

딜리셔스 문경오미자를 통한 매력적인 문경만들기를 표방하고 있는 문경시의 전략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앞으로 그 성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과거가 외형을 크게 하여 성장하는 시대였다면, 지금 시대는 내부 혁신과 기술을 통해 성장 발전하는 시대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문경의 오미자농가들은 오감오미의 미각혁명을 통해 충분히 문경오미자의 새로운 부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경오미자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문경의 모든 것을 담고 있으며, 문경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문경만의 독특한 문화로서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작은 보이그룹 BTS(방탄소년단)이 그들만의 차별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K-pop이라고 하는 한류문화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듯이, 문경오미자도 한류식품의 BTS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경=전규언기자 jungu@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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