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처럼…존재의 근원 뼈대 창조
프라모델처럼…존재의 근원 뼈대 창조
  • 황인옥
  • 승인 2018.12.17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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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카와타 츠요시展
21일까지 갤러리 문101
자연의 기본요소 추출·재현
‘분열·팽창·돌기’로 모듈화
오리지널 작품 ‘뼈대’ 주목
논리·구조적 창작법칙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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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타 츠요시 개인전이 갤러리 문101에서 21일까지 열린다. 갤러리 문 제공




정교하게 조립된 조각 두 점이 각각의 공간에 설치됐다. 자세히 보면 흡사 쌍둥이. 치수를 재보지 않았지만 ‘원구 형태를 씌우거나 씌우지 않았거나’의 차이만 있을 뿐 크기와 형태가 같다. 카와타 츠요시(KAWATA Tsuyoshi)의 ‘분열·팽창·돌기’시리즈다. “2011년부터 ‘분열’, ‘팽창’, ‘돌기’를 주제로 각각의 작품을 해 왔어요. 이번 작품은 그 세 주제를 하나로 수렴한 거죠.”

카와타 츠요시 개인전이 갤러리 문101에서 열린다. 작가는 일본 고베 출신으로 나가사키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학원 특별연구생(교환유학)으로 경북대학교에 온 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까지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개인전 11회(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초대전)와 대구아트스퀘어 청년미술프로젝트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작업과정은 프라모델 제작과정과 흡사하다. 형태를 구상한 후 부품화하고, 설계도면을 그린다. 이후 각각의 모듈들을 조각으로 제작하고 조립해 완성한다. 사실 모듈을 조립하는 방식은 어린시절의 기억과 관계된다. “어린시절부터 프라모델 조립을 좋아했어요. 작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프라모델과 같은 구조의 작품을 하게 됐죠.”

작가가 조각가를 창조자에 빗댔다. 신이 세상만물의 창조자였듯, 그도 조작가로서 ‘창조’, 정확히는 ‘창작’을 하고 싶다고 했다. “미술은 기본적으로 창작활동이에요. 저 역시 조각을 통해 창작이라는 미술가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었죠.”

창작의 끝에는 창작물이 있다. 그는 어떤 창작물을 열망했을까? 작가가 “이 세상의 여러 생물체같은 세련된 형태”라고 했다. “신의 영역인 생명력까지 불어놓을 수는 없지만 형태적으로 세련된 존재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장르는 추상이다. “대상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를 추출하고, 나머지는 배제하는 방식”을 찾으면서 추상이 선택됐다. 사실 추상은 ‘존재의 창조’의 과정에서 필요불가결했다. 창조를 위한 원질(근원법칙)에 온전한 형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 작가는 존재 창조 과정을 3요소로 추출했다. 세포의 분열과 성장을 위한 팽창, 그리고 사지와 손가락에 해당되는 돌기 등이다. 이는 생물이 태어나 형태가 결정되기까지의 과정에 해당된다. “내 작업은 내 주관보다 내가 주목한 자연물의 요소를 추출하고 재현함으로써 개성적인 나의 형태를 창작해 나가죠. 신이 자연물을 창조한 것의 모방에서 출발한다고 할까요?”

전시작 ‘분열·팽창·돌기’는 계란에서부터 출발한다. 형태 이전의 형태로 계란에 주목한 것. 존재창조는 계란 단면의 분열과 팽창 그리고 돌기로 진행된다. 면적이 가장 넓어지는 곳에서 수평으로 2분할, 수직으로 4분할해서 8개로 계란을 나누면 동시에 3개의 단면이 만들어진다. 3개의 단면을 분할과 팽창의 방식으로 진행시켜 형태를 갖추게 된다.

팽창과 돌기를 어떻게 구성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동일한 창작 법칙이지만 어떤 구성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창작물 제작이 가능하죠.”

하나의 작품은 3개가 쌍을 이룬다. 먼저 오리지널을 소품으로 제작하고 확대한 작품 두 점을 더 만드는 것. 확대 작품 중 하나는 뼈대만 제작한다. 뼈대로만 제작한 작품은 “작품 구조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이다. “평면으로 도면작업해서 오리지널 입체작품을 만들고 확대된 작품을 다시 만들어요. 오리지널을 확대하면 밀도는 떨어져요. 구조를 추가해 밀도를 높여가는 것으로 보완했어요.”

조각을 도면화, 모듈화해 차별화했다. 대리석이나 나무로 손맛을 더해 조각하는 것과 달리 논리적이고 구조적으로 작업한다. 그가 “미술의 기능적 요소”로부터 왔다고 했다. “음악은 어느 정도의 재능이 담보돼야 하지만 미술은 자신의 감각을 키워나감으로써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출발선이었다. “저는 손재주가 없는 평범한 아이였어요. 그런 콤플렉스를 머리로 해결가능하다는 생각을 했죠. 도면화와 모듈화는 그 결정체죠.”

구조적이고 구축적인 조각은 회화를 전공한 작가의 이력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캔버스에 밑칠을 한 후 색채를 반투명으로 올려가는 유화 고전기법의 구조성을 자연스럽게 조각을 하면서 차용했다. 이것이 결국 “누구도 하지 않는, 세상의 하나 뿐인 자신만의 작업을 하고 싶었던” 작가의 열망과 조우하면서 그만의 독특한 조각으로 탄생했다. 전시는 21일까지. 010-4501-2777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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