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이
지난 가을이
  • 승인 2018.12.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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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보지 않아도

떠나 왔던 그리움 새로워지고

결실의 꿈을 엮어 내는

파아란 허공이 보인다

희망이 불꽃으로 타던 때

그때도 너의 곁에 내가 있었고

이름 모를 새들의 울음소리가

방랑의 노래를 불렀다

쳇바퀴 돌던 단풍잎이 날아

울긋불긋한 그리움을 삭히며

하루하루를 허무의 강물로 흐르던 모습

미련이 농익어가는 슬픔이 손짓한다

아무렇게나 물들어 왔던

나목에 걸린 침묵들이

하이얀 단풍잎 속에 꿈을 피운

저 아련한 억새풀들이 숨을 헐떡인다

◇이유식= 경북 봉화출생 (현재 캐나다에 거주). 캐나다 총연합회 회장. 캐나다 중앙일보 논설위원. 30만 캐나다 동포선정 한인상 수상. 캐나다 중앙일보 문화대상. 라스베가스 국제시인협회 시 낭송 수상 트로피. 한국통일문화진흥회의 서부캐나다 회장 (현) 민초 해외문학상제정 운영.

<해설> 삶을 살아가는 것 혹은 어떤 길을 걸어가는 것. 평범해서 더 특별한 삶의 조각들 중에서 자연스러웠던 것이 가장 어려운 자세 중 하나였다. 삶의 여정에서 길을 잃고 답을 찾지 못한 날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승강장에 도착하면, 유리문 위로 흐르듯 비친 나를 찾아 슬쩍 웃어보자. 걷고 걸어도 끝이 없을 땐 걷고 있는 방향을 굳이 알 필요 없다. 어떤 곳은 스쳤다는 홀가분함으로 어떤 곳은 더 머물고 싶다는 아쉬움으로, 또 다른 일상을 꿈꾸며 느긋느긋 걸어가자. 나이가 들수록 본 것만큼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며, 문득문득 피어오르는 아련한 그리움을 어루만지며 다독이는 시간이 파아란 하늘을 향한 새로움 삶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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