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이상훈 ‘웜. 홀-Damian’ 21~22일 대구예술발전소
안무가 이상훈 ‘웜. 홀-Damian’ 21~22일 대구예술발전소
  • 황인옥
  • 승인 2018.12.19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헤세 소설 ‘데미안’ 모티브
1·2장 나눠 꿈·성장통 그려

정제되지 않은 몸짓이 거칠었다. 안무가 펼쳐내는 스토리는 더욱 격정적이었다. 알을 깨고 나가려는 우리시대 20대 청춘의 몸짓을 춤으로 형상화했다. 안무가 이상훈의 작품 ‘웜. 홀_Damian(데미안)’이다.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에 한창인 이상훈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모티브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인 10살 소년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난 후 자신의 무의식과 내면을 일깨우는 스토리를 모티브로 우리시대의 청년들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춤으로 표현했어요.”

대구문화재단 지원으로 진행되는‘웜. 홀_Damian(데미안)’이 21일 오후 7시, 22일 오후5시 대구예술발전소 5층에서 만날 수 있다. 안무는 이상훈 스트레인지 댄스 컴퍼니 대표가, 춤은 컴퍼니 소속 이석빈, 김가민, 나혜민, 그리고 이상훈 대표가 함께 한다.

작품 ‘웜. 홀_Damian(데미안)’은 검은 천이 깔린 무대에서 펼치는 1장과 흰색 천이 깔린 무대에서 펼치는 2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라며 질문을 던진다. 어린시절 순수했던 꿈이 너무 많은 정보 속에 묻혀 무엇을 찾고 있는지조차 희미해져 가는 현실에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2장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 한 세계를 깨트려야 하는 성장통을 다룬다.

“1장에서는 우리 일상 속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2장에서는 집밖으로 나온 사람들의 고민을 좀 더 몽환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이상훈은 지난 10여년간 국내와 해외활동을 병행해 왔다. 2009년부터 벨기에 안무가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Sidi Larbi Cherkaoui)가 이끄는 EASTMAN 컴퍼니, 2010년에는 덴마크 Mute 컴퍼니에 입단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그의 유럽과 국내 활동의 양상은 사뭇 다르게 진행됐다. 유럽에서는 무용수로, 국내에서는 안무가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것. 이상훈은 경북예술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생활무용예술학과와 계명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시립무용단 정단원을 역임한 바 있다.

“3개월은 유럽에서 무용수로, 2~3개월은 국내무대에서 안무가로 활동하는 이중생활을 했어여. EASTMAN와 Mute 컴퍼니에서 국내활동이 가능하도록 공연 일정을 조정해 주고,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 비용도 지원해 줘서 국내와 해외활동을 겸할 수 있었어요.”

무용수 이상훈 춤의 매력은 유연함이다. 부드럽고 유려한 그의 춤사위는 역동적인 무용수들 사이에서 유독 빛을 발한다. 그가 꼽는 무용수의 덕목은 “안무가의 의도를 최대한 표현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무용수 이상훈의 결은 미완이다. 아직은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상훈표 안무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이며, 안무의 주제 역시 사회적인 빅 이슈보다 인간에 맞춘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군상들을 주인공으로 창의적인 이야기를 끌어낸다. 특히 인간의 심리적인 부분을 건드려 주제의 핵심을 파고드는데 포커스를 맞춰 왔다. 이번 작품 역시 20대 청년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펼쳐낸다.

안무의 아이디어는 여행지에서 주로 찾는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일상 속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지는 힘이 있어요. 일상을 창의적으로 건드릴 수 있다면 메시지가 전하는 힘은 더 강렬해 지죠.”

마지막으로 좋은 무용수와 좋은 안무가의 조건을 물었더니 원론적인 답이 돌아왔다. 기본에 충실한 것이야말로 만고불면의 진리라는 것.

“무용수는 연습공간과 친해져야 해요. 그곳에서 땀을 흘리는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 좋은 무용수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안무가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상황들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포용력을 갖춰야 해요. 그래야 더 넓고 깊은 안무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010-6775-6773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