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암살자’ 가스보일러 사고 5년간 23건
‘침묵의 암살자’ 가스보일러 사고 5년간 23건
  • 정은빈
  • 승인 2018.12.2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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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가스 중독 사고 74%
“색 없고 냄새 안 나 구분 불가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 시급”
보일러 배관 정기점검 강조
겨울철 잘못된 가스보일러 관리로 인해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관리 당국의 철저한 점검과 시민들의 경각심 제고가 시급하다.

지난 18~19일 이틀간 모두 4명이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18일 강원 강릉 한 펜션에서 고3 학생 10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고 이들 중 3명은 숨졌다. 다음날인 19일 경남 함안 칠북면 한 수로에서 텐트를 치고 자던 40대는 버너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 때문에 숨졌다.

대구 동구 한 빌라에서도 지난해 12월 5일 일가족 3명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했다. 가스보일러 배기통 이탈에 따른 일산화탄소 누출이 사고 원인으로 조사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도시가스·LPG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고는 총 23건 발생했다. 이들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가스보일러 사고의 74%(17건)는 유해가스 중독 사고였다. 또 전체 사상자 중 1명을 제외한 38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가스 중독 사고는 주로 가스보일러 배기통 이탈 등에 따라 유해가스가 외부로 제대로 배출되지 않은 경우 발생했다. 강릉 사고 원인 또한 배기통 이탈로 누출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모이고 있다. 경찰은 19일 “국과수가 직접 검사했으며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치사량을 훨씬 넘었다”고 밝혔다.

일산화탄소 정상치는 20ppm이다. 정상치 이상 400ppm 이하 농도의 일산화탄소는 두통, 800ppm 이하는 실신, 1천600ppm 이하는 두통과 구토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2시간 이상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문제는 일산화탄소에 색이 없고 냄새가 나지 않아 육감으로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사고 예방을 위해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19일 모든 농촌관광시설에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매월 가스 누출과 배기통 이음매를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겨울철 난방기 사용으로 생긴 일산화탄소 등 가스는 연통을 통해 외부로 배출돼야 하는데 보일러 연통이 찌그러지거나 빠지면 실내로 유입될 수 있다”며 “정기적으로 보일러 배관과 연통의 연결 부위가 잘 고정돼 있는지, 주변에 불이 붙을 만한 물질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점검 전 보일러 사용자가 예방법을 잘 알고 관리하는 게 우선이다. 특히 숙박업 업주들은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해 2차적으로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며 “경보기 가격은 2만~4만원 상당으로 온라인 등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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