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연말 홈파티에 잠 못드는 이웃
늘어난 연말 홈파티에 잠 못드는 이웃
  • 강나리
  • 승인 2018.12.2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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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과 물가 인상 탓
외식 대신 집에서 송년회
심야시간 마이크로 떠들고
옆집에 주사 부리는 등 피해
“직접 항의말고 관리실 이용
이웃간 배려·소통도 중요”
#. 대구에 사는 자영업자 손나율(여·36)씨는 최근 3일째 밤잠을 설쳤다. 윗집과 옆집에서 연일 송년 모임을 하는 탓에 층간소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22일 윗집에선 시도 때도 없이 발을 쿵쿵 구르는 것도 모자라 무게감이 있는 물건을 바닥에 굴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심야시간대 ‘쾅’하는 굉음과 함께 여러 사람이 마이크로 함께 노래하는 소리까지 나자 손씨는 더이상 참을 수 없어 관리사무소를 통해 불만을 털어놨다. 이윽고 “내 집에서 내가 떠드는데 무슨 상관이냐. 연말인데 며칠만 이해를 좀 해달라”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손씨는 “파티도 좋지만 이웃 간에 기본적인 예의가 너무 없는 것 같다”며 “천장에 우퍼(woofer·저음용스피커)라도 설치해 소음을 되갚아주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 직장인 김선우(43)씨는 지난 21일 오전 2시께 누군가 문을 세게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옆집에서 열린 송년회에 온 한 남성이 술에 잔뜩 취해 김씨의 집 현관 앞에서 주사를 부린 것. 김씨는 “새벽에 누가 문을 두드리길래 나가보니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욕까지 하더라”며 “집에 있던 어린 딸이 놀랄까봐 조용히 돌려보냈지만 생각할 수록 황당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과 외식 물가 인상 여파로 연말연시 ‘홈파티’가 늘면서 주택가에서 각종 소음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아파트 층간소음 등으로 인한 주민 갈등을 줄이기 위해 이웃 간 배려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층간소음 분쟁으로 인한 전화 상담은 2만4천53건 접수됐다. 지난 2016년보다 17.3% 증가했고,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특히 층간소음 관련 민원은 날씨가 춥고 실내활동이 많은 겨울철에 빈발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 내에서 다수의 사람이 모임을 할 때 소음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층간소음 문제는 이웃 간의 법적인 분쟁은 물론 살인, 방화 등의 강력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 13일 세종시에선 한 오피스텔 거주자가 새벽시간 층간소음 피해를 이유로 윗집 이웃 주민을 흉기로 위협하고 욕설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층간소음 갈등이 발생했을 때는 직접 대면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는 관리사무소 등 제3자에게 중재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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