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자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자
  • 승인 2019.01.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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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기해년(己亥年)이다. 지난해 숱한 어려움을 어렵사리 헤쳐 나왔지만, 우리사회는 운명처럼 다시 새로운 도전과 위협을 마주하고 있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탁하고 엄중하기 때문이다. 피해서 돌아갈 수 없고, 오직 담대하게 맞서서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도전이다. 주저하거나 피하지 말자.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도전이다.

올해는 북한 비핵화를 통해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벽두부터 남북간 평화무드가 조성되면서 평창올림픽에 북한선수단이 참가하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어 4·27판문점회담이라는 극적인 계기도 있었다. 6·12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도 실현되었다. 이 모든 일들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을 폐기해야 된다는 당위성을 전제로 한 것이었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조치는 아직도 합의가 요원하다.

그나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밑 30일에 ‘깜짝 친서’를 보낸 것이나, 1일 신년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은 다행이다. 신년사에서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는가 하면 핵무기를 만들지도 사용하지도 않겠다고 다짐한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면서도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 중지돼야“한다고 한 것이 주목된다. 애초에 잘못 작성된 남북합의서로 인해 우리 안보의 손발이 묶이게 된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는 어두운 터널에 갇힌 형국이다. 지난해는 어느 해보다 경제적으로 큰 이슈가 많았고 또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려웠다. 정부가 분배와 성장을 동시에 달성해 국민들 삶이 나아지도록 추진한 소득주도성장의 정책들이 오히려 국민에게서 신뢰를 잃고 경제위기론을 부추긴 원인이 됐다. 최저임금이 새해엔 시간당 8천350원으로 지난해보다 10.9% 인상되는데다 주휴수당까지 포함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타격이 불 보듯 빤한 상황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지난해를 소득불평등 최악의 해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우리경제는 그야말로 안개 속이다. 시장 신뢰를 잃어 더 암울해질 가능성도 커 보인다. 심지어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않은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랍 26일 국민경제자문회의 ‘대한민국 산업혁신 추진방향’ 보고회에서 ‘J노믹스’ 설계자인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한국산업이 기존 전략과 정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전환기적 기술변화, 글로벌가치 사슬의 빠른 변화,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중국이라는 변화와 도전에 대처하지 못하면 한국산업이 큰일난다는 경고다.

문재인 대통령도 고용참사와 지지율 하락에 자극 받았는지 산업통상자원부의 금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대로 가다간 산업생태계가 무너지겠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산업계 애로사항을 제대로 경청했는지, 소통이 충분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공무원들을 질책했다. 그러나 그뿐이다. 현실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최저임금 인상 충격은 눈앞에 닥쳐 있고, 근로시간 단축 쇼크를 보완해줄 탄력근로제 확대는 미뤄지고 있다. 기업의 고충을 듣는 데 솔선수범해야 할 문 대통령도 기업인들과 정·관계 인사들이 모여 새해 각오를 다지는 다음 달 3일의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2년 연속 불참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반기업적인 정서 속에 투자가 살아나고 기업이 활력을 띄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새해에는 기본을 안 지켜 생때같은 목숨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한다. 지난해는 연중 대형사고가 전방위적으로 발생했다. 경기도 고양시 송유관공사 저유소의 큰 불. KT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화재로 인한 통신대란. 고양시에서 지역난방공사의 열 수송관이 파열. 강릉 펜션의 고3 학생 유독가스 질식사.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자가 컨베어벨트에 끼어 숨진 사고 등 민생과 밀접한 기반시설에서 안전사고가 빈발했다. 각종 대형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기본 무시’에 있다. 올해는 적어도 기본을 지키지 않아 목숨을 잃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조사에서 부정평가가 50%대로 첫 진입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탄핵정국으로 어수선했던 이전 정부와 다른 기저효과와 새 정부 기대효과는 약발이 떨어졌다. 올 것이 온 것이다. 최고치 84%가 반년 만에 하락과 상승곡선이 교차하는 데드크로스로 바뀐다면 정책기조를 수정하라는 신호로 봐야 한다. 늦었지만 그럴 때가 됐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한가한 말을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의 시련은 더 큰 미래를 위한 성장통이다. 우리는 만난을 무릅쓰고 기사회생의 끄나풀을 잡아야 한다. 김정은을 대화의 테이블에 끌어내고 정부가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펼 때 우리는 희망을 말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2019년을 위기극복과 재도약의 역사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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