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핵 끈’을 놓지 않겠다는 김정은
끝내 ‘핵 끈’을 놓지 않겠다는 김정은
  • 승인 2019.01.0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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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김정은의 입에서 ‘비핵화’란 단어가 육성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를 두고 정부는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련 전문가 사이에서는 김정은의 신년사가 핵 포기는 절대 없을 것이며 사실상 ‘핵보유국 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리의 눈에도 북한은 결코 ‘핵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조선반도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구체적인 핵 리스트 제출이나 현재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교착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핵무기 개발 및 실험을 다시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문제는 김정일이 언급한 이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단어의 의미가 우리나 미국이 받아들이고 있는 비핵화와는 전혀 다르다는 데에 있다.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 단어의 의미가 “우리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이전에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라고 명시돼 있지 ‘북한 비핵화’라는 문구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의도는 분명하다. 미국이 먼저 핵을 내려놓으면 북한도 핵을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한반도 안에서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한반도를 겨냥하고 있는 모든 핵무기를 먼저 폐기하라는 것이 북한의 요구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미국의 핵우산이라 할 수 있는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일본의 오키나와 등에 배치된 미군의 핵능력도 없애라는 것이다.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제시함으로써 북한이 핵 포기를 않겠다는 속내를 밝힌 것이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김정은은 예년 수준의 한미 군사훈련은 이해한다고 했으나 이번에 모든 훈련을 중단하라고 했다. 또 이번에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김정은은 말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마치 자신이 무슨 은전이나 베푸는 것 같은 말투다. 뒤로는 핵 개발을 계속하면서 한국은 완전 무장해제하라고 요구하며 경제 관계개선은 허락하겠다고 하는 북한이다. 한 마디로 기가 막히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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