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살리고 소비자도 혜택 받는 '대구경북 페이' 만들자
상권 살리고 소비자도 혜택 받는 '대구경북 페이' 만들자
  • 김성미
  • 승인 2019.01.0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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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스템의 현위치
정부 ‘제로페이’ 올해 전국 확대
소상공 수수료 평균 0.3% 수준
하루 평균 309만건 이용 ‘카카오’
1분기 중 中 ‘알리페이’와 연동
대구경북 페이 파급효과
대구시-경북도-대구은행 협력
역외 자금유출 방지·소비창출
銀, 소상공 소액대출 등 특화지원
사용자 취향 맞춤 서비스 기대
삼성페이
삼성페이.

가히 ‘∼페이(pay)’ 전성시대다. 삼성페이·하나페이·카카오페이 등 국내 은행과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이미 선보인 수많은 페이 외에 작년 12월 시범실시돼 2019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되는 정부와 서울시의 ‘제로(zero)페이’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인 제로페이는 카드결제 중간단계에 끼는 결제대행사인 밴(VAN)사와 카드업체를 생략하고,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바로 돈을 이체하는 직거래 시스템으로 신용·체크카드와 달리 판매자가 밴사에 내는 수수료가 그만큼 낮거나 없다.
이에 4차 산업혁 시대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온 이 새로운 지불수단은 한뼘이라도 점유율을 더 넓히고자 하는 사업자들간 마케팅 대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간편 결제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페이가 실생활에 정착되면 고속철도 KTX 개통 이후 의료서비스, 쇼핑 등이 수도권에 몰리면서 지방자금의 중앙집권화가 심화됐던 것보다 속도와 규모면에서 훨씬 빠르고 큰 자금쏠림도 우려되는 양상이다.
때문에 대구·경북을 비롯 전국의 지자체마다 지역별 대표은행을 중심으로 지역특색 및 지역민들과의 밀착성이 강한 ‘OO페이’를 출시해 지역 소상공업 활성화 등을 통한 지역자금 역외유출 방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정부와 서울시 주도의 제로페이를 중심으로 국내·외 페이시장의 현황을 짚어보고, 대구·경북지역의 대응방안과 가칭 ‘대구경북페이’ 도입의 득실 및 기대효과를 예상해봤다. (편집자주)

◇모바일 간편결제 등장 배경 및 현황(제로페이를 중심으로)

정부 주도의 제로페이를 비롯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 등장은 가맹점의 낮은 수수료 부담과 함께 IT시장 확대에 따른 결제시스템 개편 필요성 및 이용자의 편리성·간편성 등의 수요에 따른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되는 제로페이는 영세 소상인들의 또 다른 경영부담인 카드 수수료를 낮추거나 없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일부 모바일 간편결제는 수수료가 3단계로 부과돼 일반적 오프라인 카드수수료의 4배 정도에 달하는 등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가맹점 등이 크게 감소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켰다. 실제 소규모 꽃가게에서 A사 모바일앱을 통해 수익 1천원이 남는 꽃을 팔 경우, 결제시스템 운영사인 A사와 결제대행업체, 신용카드사 등 3곳에 3.4∼3.7%에 이르는 360∼370원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다. 이 가게가 일반적으로 부담해 온 수수료 부담율 0.8∼1.3%와 비교해 최대 2.9%에 달하는 격차가 난 것이다.

이에 정부와 서울시는 모바일 간편결제의 부작용이 불거지자 스마트폰 앱으로 ‘QR코드’를 인식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가맹판매자 계좌로 바로 돈을 이체하는 직거래 시스템인 제로페이를 출시했다. 제로페이의 소상공인 가맹점 수수료는 평균 0.3%로 연매출액 기준 △8억원 이하는 0% △8~12억원은 0.3% △12억원 초과는 0.5%가 적용되며, 그외 일반가맹점은 자율 결정된다. 제로페이는 현재 대구은행 등 은행 20곳과 전자금융업자 10곳이 참여하고 있으며, 26개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가맹점 모집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제로페이 결제시스템처럼 QR코드 인식방식을 도입해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으로 ‘카카오페이’와 중국에서 도입된 ‘알리페이’가 있다. 카카오페이는 작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해 두달여만에 전국 가맹점 8만개를 돌파하며 하루 평균 이용건수 309만건, 이용액 1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중에는 알리페이와 결제시스템도 연동할 예정이다.

2015년 한국에 도입된 알리페이는 현재 5만여개 오프라인 가맹점 등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가맹점들은 등록비용 없이 회사소개와 연락처, 사진 등의 컨텐츠를 무료로 알리페이 앱에 등록할 수 있고,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GLP)’라 부르는 홍보 플랫폼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방문시 위치기반(LBS)으로 활용돼 맛집, 쇼핑, 숙박 등의 가맹점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QR코드 결제방식 사용수수율은 ‘제로(0)%’이고, 규모가 큰 사업자가 설치하는 바코드 스캔 방식의 ‘포스(POS)’ 시스템 수수료는 0.6%에 불과하다.

◇‘대구경북페이’ 도입 가능성 및 기대효과는

이처럼 4차 신업혁명 시대와 모바일 결제시장 확대에 따른 간편결제시스템 확산은 각 지자체별로도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소상인들의 오프라인 카드결제 수수료에 따른 수익률 하락은 물론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복지+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추진과 함께 지역민들의 애향심을 고취시켜 ‘지역상권 활성화 및 지역 상생분위기’ 조성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결제 빅테이터를 구축하고 있는 지역 대표 금융기관과 상호 연계될 경우 금융기관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시중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마케팅 다양성 및 지역민 등을 대상으로 한 타켓 광고가 가능하고, 지역자금 역외유출 방지에 따른 수신증가는 물론 소상공인에 대한 소액대출 연계를 통한 수익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대구·경북의 경우, 전체 사업자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소기업·소상공인을 기반으로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은행인 대구은행이 함께 페이사업을 추진할 경우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소상공인의 경우 제로페이에 버금가는 결제수수료 절감은 물론이고 △지역민들이 중심이 가입회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한 매출증대 △지자체 및 대구은행에서 제공하는 소액대출 등의 가맹점 특화지원정책 이용 가능 등의 기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 역시 △‘캐시리스(cashless) 시대’를 맞아 지역에서 간편결제 사용 △지역 가맹점의 다양한 혜택 이용 △지역사랑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등의 편의성 측면이 돋보인다. 또 대구시·경북도·대구은행은 △소상공인 활성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토로 이미지 제고 △자금역외유출 방지 및 은행계좌 활성화에 따른 수·여신 증가 △소상공인 특화상품 판매 등 타켓 마케팅 가능 △소상공인 및 지역경제 활성화의 연착륙 가능 등의 효과적 홍보가 기대된다.

다만 이를 위해선 △결제시스템 구축 및 연동 △지역 상공인 우대정책 및 지원책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 제공 △소상공인 홍보 및 마케팅 제공 등의 역할 공조·분담을 위한 컨트롤타워 성격의 시스템 운영 및 관리업체 구축이 선결과제란 지적이다.

사업 현실화 방안
사용자 위치 기반 시스템 확보
맛집·쇼핑·숙박…우수업체 선정
기관·단체 운영 쇼핑몰 동참 유도
청년 창업·마케팅과 연계해야

◇‘대구경북페이’ 활성화 방안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의 SNS가 활성화되기 이전인 2000년대 초반 국내 커뮤니티사이트 중에선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등의 ‘동기찾기’ 서비스가 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이를 통해 각 동문별 동기들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음식점 등의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들은 모임 등을 통해 영업 및 운영에 톡톡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페이사업의 최대 활성화 방안 역시 사용자 확보와 함께 우수한 가맹점 정보를 어떤식으로, 어느만큼 널리 알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페이사업자 중에선 사용자 확보측면에선 ‘카카오페이’가, 가맹점 소개 등의 측면에서 중국 ‘알리페이’가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대구경북에 도입되는 페이사업 역시 LBS를 기반으로 인근에 위치한 맛집, 쇼핑, 숙박 등의 가맹점을 자동으로 추천하고 홍보해주고, 충분한 사용자 인프라가 구축된 지역 인터넷포털 업체와의 상호 연계망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함께 2017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대구 서문시장(야시장) 등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징적 서비스 런칭과 집중된 홍보전략 등을 위해 시범사업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대구시와 경북도 등 지역기관·단체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을 중심으로 페이사업 동참 유도를 통해 배달서비스 업체와 연계한 배달망 구축도 활성화 방안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청년일자리 창출사업의 일환으로 페이사업과 연계한 온·오프라인 통합의 ‘대구경북페이몰’ 조성방안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대구시와 경북도의 유휴토지 임대를 통해 언제든 철수·철거가 가능한 모델을 적용해 조건부(최소 3년 보장 또는 대안장소 제공 등)로 한시적 임대를 통한 만39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창업 및 마케팅 지원을 해 주는 방식 등이다.

아울러 페이 사용은 계좌에 잔고가 있어야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완해 휴대폰 소액결제 방식처럼 페이 가입시 사용자에 대한 소액의 마이너스 결제금액을 설정해 잔고없이도 한도만큼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 도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페이사업체 관계자는 “대구·경북에도 페이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이는 제로페이를 비롯 전국단위의 사업자들이 난립해 있어 주도권을 찾기가 힘든 상황인데다 소비패턴 등 사용자 빅데이터를 역외업체가 소유하기 돼 마케팅 비용 상승과 지역자금 유출 심화는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역의 주도적 역할도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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