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결제시스템 도입 확산
IT기기에 미숙한 노년층 등
소비생활 위축·소외감 가중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각종 점포의 무인화가 가속화하면서 노년층 등 일부 계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키오스크(kiosk) 등 무인 시스템 도입에 젊은 층 소비자의 결제 속도는 빨라졌지만 IT 기기 사용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 소비자는 오히려 불편을 겪고 있다. 세대 간 소비문화의 격차가 노년층의 소비생활 위축과 사회적 소외감 가중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외식업과 유통업, 금융권 등 각 업계는 최근 무인결제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말까지 전체 점포의 60%가량인 825개소에 무인계산기 총 1천200여대를 설치했다. 맥도날드는 220여개소에 무인 주문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는 총 92개 점포에서 총 390여대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60여개 점포에 무인계산대를 도입했고, 편의점 이마트24는 무인점포를 30개소까지 늘렸다.
대구지역에도 지난 2년 사이 무인점포가 부쩍 늘었다. 대구 첫 무인 편의점은 지난해 11월 중구 동성로에 문을 열었다. 앞서 대구 북구 동천동 A스터디카페는 지난 2017년 10월 무인으로 영업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B무인 스터디카페도 북구 침산동에 처음 문을 연 뒤 계명대·경북대 대학로와 중구 동성로 등으로 확장해 4개소까지 점포 수를 늘린 상태다.
기계의 인력 대체는 계속될 전망이다. 일상과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무인화가 우선되는 만큼 부작용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새 소비문화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충분한 과도기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장에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최소한의 인력을 배치하는 식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미령 대구대 지역사회개발·복지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활용은 커녕 아직 휴대전화로 문자도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어른들이 많은데 모든 세대가 이용해야 하는 점포들이 급격히 무인화하는 건 문제가 있다. 노년층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경제적인 불이익을 겪는 건 당연하다”며 “무인화가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 고객들에게 기계 사용법을 알려줄 직원이 매장마다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