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 폭로’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일 아니다
‘김·신 폭로’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일 아니다
  • 승인 2019.01.0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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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주장에 이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국가재정 조작’ 주장이 정국에 엄청난 태풍으로 떠오고 있다. 김태우 전 수사관은 어제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신재민 전 사무관도 검찰에 고발을 당했다. 그러나 신 전 사무관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열 번은 더 폭로하겠다고 했다. 김태우와 신재민의 폭로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가 KT&G 사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이어 4조 규모의 국채 발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폭로했다. 신 전 사무관은 2017년 당시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인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고 기재부에 압력을 행사한 사람이 차영환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었다고 실명까지 공개했다.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 차 전 비서관이 직접 전화를 해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고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이러한 폭로들에 대해 청와대는 궁색한 변명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우 전 수사관의 청와대 민간인 사찰 폭로에 대해서 청와대는 ‘비리로 인해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며 개인 일탈이라고 해명했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내용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모두가 ‘허위’라며 ‘스타 강사가 되려고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실명이 거론된 차 전 비서관도 청와대 관련 주장을 부인했다.

문제는 이 두 사람의 폭로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에 논리나 일관성이 없다는데 있다. 청와대는 김 전 수사관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 청와대는 ‘엄중 경고’까지 했다고 하는데 그가 왜 1년이 넘도록 그 일을 계속하고 있었는지 국민은 이해할 수가 없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서도 국회 행안부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의 답변이 서로 어긋났다가 나중에 말을 맞추는 등 오락가락하는 해명을 했다.

집권 전 민주당은 ‘내부 고발자’를 ‘양심의 호루라기’라고 했다. 최순실 관련 사항을 폭로한 노승일 전 K스포츠사장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했었다. 출범 시 정부는 ‘공익 신고 강화’를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그래놓고는 김·신 두 사람을 공무상 비밀누설로 고발했다. 그들의 폭로를 허위라고 주장하면서도 비밀 누설로 고발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정부와 청와대, 여당은 먼저 국민을 납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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