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강아지는 혼자 뭘 할까?…‘홈캠’ 전성시대
우리집 강아지는 혼자 뭘 할까?…‘홈캠’ 전성시대
  • 정은빈
  • 승인 2019.01.03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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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팸족’ 증가에 가입자 급증
집 밖서 반려동물 일상 관찰
조명 밝기 조절·TV 켜기 등
혼자 남은 반려견 고독감 달래
SK·LG 등 제품 출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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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CCTV, ‘홈캠’이 최근 반려동물 보유 가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대구 달서구 용산동 한 이동통신사 매장에 진열돼 있는 홈캠 등 각종 IoT 제품들. 정은빈기자

 

생활속으로 들어온 4차 산업혁명- <3> 집 안까지 침투한 CCTV


도로마다, 주택가마다 돌아가는 폐쇄회로(CC)TV를 보면 ‘빅브라더’ 시대는 진즉 도래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빅브라더(Big brother)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비롯됐다. 정보를 독점해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과 사회 체계를 일컫는 단어다. 소설 속 빅브라더라는 인물은 TV 스크린을 통해 사회 속 모든 영역을 감시한다. 화장실도 예외가 아니다.

책이 출간된 1949년 이 이야기는 그저 소설, ‘허구’에 그쳤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한 현재 일종의 예언처럼 보인다. CCTV는 집 안까지 침투해 사람들의 일상을 낱낱이 들여다보고 있다. 가정용 CCTV, 이른바 ‘홈캠’이 주인 없는 집에 남겨진 반려동물을 비추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장면이 됐다.

◇홈캠, ‘펫팸족’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고양이 ‘코코’와 ‘초코’의 3년차 ‘집사’ 김현지(여·28·대구 달성군 다사읍)씨는 지난 12월 초 홈캠 두 대를 추가 설치했다. 김씨가 홈캠을 처음 설치한 건 2018년 1월이다. 3년여 전 독립해 혼자 살기 시작한 김씨는 고양이 두 마리를 분양받았다. 이후 2017년 말 김씨는 고양이 집사 7년차 친구로부터 홈캠을 소개받았다. 집 밖에서도 고양이들의 동태를 살필 방법이 있다는 건 김씨에게 희소식이었다.

자영업자 이현주(여·34·경북 경산 조영동)씨도 요즘 홈캠으로 고양이 ‘하루’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2017년부터 하루와 동거 중인 이씨는 지난 11월 거실과 안방에 홈캠을 달았다. 근무 시간에 이어 저녁 약속까지, 연말이 다가올수록 집을 비우고 고양이 ‘하루’를 혼자 두는 시간이 길어져서다.

이씨는 “출근 직후나 근무 시간 틈틈이, 퇴근길에도 홈캠으로 하루가 어디서 뭘 하는지 찾아보는 게 일상이 됐다”며 “홈캠을 달기 전에는 막연히 하루가 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홈캠으로 지켜보니 혼자서는 잠만 자고 있어 너무 미안했다. 조만간 하루 동생을 한 마리 데려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처음 ‘워킹맘’이 주목하면서 뜨기 시작한 홈캠은 최근 반려동물을 보유한 ‘펫팸족’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IoT(사물인터넷) 가입자는 808만4천576명으로 지난 2017년 10월보다 164만358명(25.5%)이 증가했다. 2016년 말에 비해선 269만7천594명(50.1%)이나 늘었다.

이동통신업계에선 시설물 감시와 원격검침 등 원격관제와 차량관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0월 말 원격관제 서비스 가입자는 전년(2017년) 같은 기간보다 29.7% 증가한 303만303명이었다.

각 가정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홈캠, 도어락 등의 수요도 올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기업에선 기업 간 거래(B2B) 증가에 따라 지능형 원격검침 회선의 대량 개통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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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 동물농장’ 캡쳐. 한 출연자가 가정용 CCTV로 반려견들을 살피고 있다.



◇가입자 303만 명 ‘불티’… 홈캠이 뭐길래?

홈캠은 집 안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휴대전화 모바일 앱을 이용해 외부에서 집 안 상황을 지켜볼 수 있도록 만든 사물인터넷 장치다. 구입·설치 후 공유기에 연결하고 컴퓨터로 등록하면 두 사물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원리다.

홈캠 이용자는 휴대전화로 집 안을 지켜보는 동시에 카메라 각도 등을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다. 카메라를 회전하면 움직이는 동물 동선을 따라 촬영할 수 있고 방 안의 가전제품을 작동하거나 목소리를 송출할 수도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는 잇따라 가정용 CCTV를 출시했다. 삼성 등 전자제품 업계도 제품을 내놨다. 기기 값은 통상 10~20만 원대로 한 달 사용료는 9천~1만4천 원 상당이다.

홈캠 가입자 급증은 펫팸족이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와도 연관이 있다. 펫팸족은 장기간 외출 시 반려동물이 홀로 남아 느낄 외로움을 최소화할 수 있어 홈캠을 선호한다. 반려동물은 사람에 의존해 주인이 집을 비우면 분리불안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우울증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활동량이 많은 동물은 큰 소리로 울거나 짖어 주변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김현지씨는 집 밖에서도 반려동물이 고독감을 느끼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는 점을 홈캠의 장점으로 꼽았다. 김씨는 “고양이들은 조명 밝기에도 정서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걸로 안다. 집 안이 너무 어두우면 불안을 느낄 것 같아서 늦게 귀가할 때는 홈캠 기능으로 거실에 불을 켜둔다”며 “심심할 고양이를 위해 잠시 TV를 켜 동물이 나오는 채널을 틀어놓거나 라디오를 켜놓기도 한다”고 했다.

업계에선 앞으로 반려동물과 더 긴밀히 교감할 수 있는 상호연계형 IoT 제품들이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AI 장난감’, ‘AI 펫시터’, ‘IoT 스마트 반려동물 침대’ 등이 등장했다.

SK텔레콤의 경우 IoT를 활용해 아이와 반려동물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 알림이 ‘스마트싱스 트래커’를 출시했다. 또 스타트업 고미랩스는 야구공과 유사한 형태로 스스로 빛을 내면서 움직여 반려동물과 놀아주는 펫토이 로봇 ‘고미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IP카메라 비밀번호 꼭 변경하세요”

 

초기 설정 0000…해킹에 취약
집에 있을땐 렌즈 덮어놓거나
소프트웨어 주기적 업데이트를

가정용 CCTV, ‘홈캠’ 사용이 급증하면서 편의를 누리는 사람이 늘어난 반면 부작용도 잇따랐다. 홈캠에 달린 ‘IP카메라’가 ‘몰카범죄’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서다.

경찰은 최근 IP카메라를 해킹해 이용자의 사생활을 엿본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청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은 지난 11월 1일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를 해킹하고 이들의 IP카메라에 접속해 사생활을 훔쳐본 혐의로 웹프로그래머 A(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모 반려동물 사이트 데이터베이스를 파헤쳐 회원 1만5천800명의 정보와 IP카메라 1만2천200대와 연관된 개인정보를 빼낸 뒤 카메라 264대에 몰래 접속해 사용자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일부 영상을 컴퓨터에 저장한 혐의를 받았다.

또 A씨는 중국산 IP카메라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 주로 혼자 살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여성이 IP카메라를 사용하는 점 등을 알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가정·사무실 등에 설치된 IP카메라를 해킹해 타인의 사생활을 훔쳐본 일당을 불구속했다. B(33)씨 등 9명은 IP카메라 총 47만5천164대를 해킹하고 이 중 4천912대에 접속해 여성들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 2만7천328개(1.4TB)를 컴퓨터에 저장한 혐의를 받았다.

한편 누리꾼들은 IP카메라 해킹 방지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하고 있다. IP카메라 해킹 피해를 피하기 위해선 제품 구입 직후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한다. 비밀번호는 주로 0000이나 1234로 초기 설정돼 있다. 비밀번호는 특수문자를 포함해 쉽게 유추할 수 없는 번호로 변경하고 주기적으로 바꿔 외부에 노출될 위험을 줄여야 한다.

집에 있거나 사용할 필요가 없을 때는 전원을 꺼놓거나 카메라 렌즈를 덮어놓는 게 안전하다. IP카메라를 구입할 땐 보안 성능을 확인하고 소프트웨어는 수시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IP카메라 사용자들은 초기 비밀번호를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안전한 비밀번호로 재설정한 후 수시로 변경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도 제도 마련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2월부터 IP카메라, CCTV 등 영상정보처리 기기의 초기 비밀번호 개별 설정 및 변경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지난해 10월 밝혔다. 

제도가 시행되면 IP카메라, CCTV 제조·판매·수입업체는 초기 비밀번호를 기기마다 다르게 설정해야 하고 일괄 설정 시에는 이용자가 초기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동작하는 기능을 의무적으로 기기에 탑재해야 한다. IP카메라 구매자는 초기에 일괄적으로 설정돼 있는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제품을 쓸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국립전파연구원의 단말장치 기술기준 고시를 개정할 방침이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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