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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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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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학
권순학

 

 
그는 늘

파도를 기다린다

아등거리는 은빛 비늘 아래

오지 않는,

잡지 못할 더 크고 거친

달月을 기다린다

쌓이는 눈빛

결국, 뛰어들면 바다는

드디어 파도가 된다

우뚝 선 그와 파도지만

부딪쳐 부서져 밀려와

다시 해변으로 돌아가는 서퍼

바닷가 그 무엇도 그랬으리라

한 끼 식사 그,

전과 후 다시

깊어지는 밤이지만

식지 않은 파도지만

기꺼이

그 바다로 몸 던져야만 했으리라


◇권순학= 대전 출생.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2012년 ‘시와시학’등단. 저서 ‘바탕화면',‘오래된 오늘',‘그들의 집' 등 현재 영남대학교 기계IT대학 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해설> 저 6,70년대의 실상을 고스란히 적시하는 화자의 아픈 고뇌가 있다. 동시대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 쯤 겪었을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태어날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 수많은 행불행을 겪으며 잡초처럼 살아온 베이비붐 세대의 고통과 아픔이 있다.

먹을 것과 공과금이 없어 도시로 공장으로 나가야만 했던 그들 세대의 눈물과 한숨 그리고 피나는 노력의 결과가 오늘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지 않았는가.

그 생의 전선인 바다에 몸을 던져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현실의 찹찹함을 적나라하게 재현하고 있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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