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 겪는 병’에서 2014년 WHO ‘퇴치 인증’
‘누구나 한번 겪는 병’에서 2014년 WHO ‘퇴치 인증’
  • 김광재
  • 승인 2019.01.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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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홍역·RSV 등 감염병 비상
▨홍역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주로 발생
한번 앓고나면 ‘평생 면역력’
백신 접종해도 감염될 수도
후진국 영유아 사망 주요 원인
인도·필리핀 등 지속적 발생
▨RSV 감염증
신생아땐 폐렴 유발하기도
백신 없어 위생관리 주의를
입원실면회객통제
지난 7일 대구 달서구 한 산후조리원이 신생아 RSV 집단감염으로 면회객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대구지역에서 홍역과 RSV(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등 감염성 질환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9일 현재 동구의 한 소아과를 방문한 영아 3명과 유아 1명이 홍역 환자로 확인됐고, 종합병원 간호사 등 성인 2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달서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는 RSV 감염 환자가 20명 발생, 그 중 13명이 입원 중이다.

대구시는 홍역 확진을 받은 간호사와 접촉한 사람들을 모니터링하고 산후조리원을 거쳐 간 영아와 산모, 종사자들을 상대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홍역 예방접종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대유행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역

홍역은 발역, 발진 등으로 환자를 괴롭히고 전염성도 매우 강하지만 한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력을 갖는 병이다. 그래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쓰레기로 홍역을 앓는 해변’ 등에서 보다시피 홍역이란 말은 일상에서 괴로운 일을 당할 때 흔히 비유적으로 쓰인다. 또 ‘홍역은 무덤에서라도 앓는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과거에는 누구나 한번 겪어야 하는 병으로 인식돼 왔다.

◇증상

홍역바이러스 감염 후 잠복기는 10~12일이며 발진이 나타나기 전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전구기가 3~5일 지속되는데, 이때 전염력이 가장 강하다.

발진기는 목, 귀 뒤, 이마의 머리선 및 뺨의 뒤쪽에서부터 생기며, 24시간 내에 얼굴, 목, 팔과 몸통 위쪽, 2일째에는 대퇴부, 3일째에는 발까지 퍼진다. 콧물, 발열, 기침은 점점 심해져 발진이 가장 심할 때 최고조에 달한다. 발진 출현 후 2~3일째 증상이 가장 심하고 이어 24~36시간 내에 열이 내리고 기침도 적어진다. 호흡기 합병증이 약 4%에서 발생하며, 약 2.5%에서는 급성 중이염이 발생한다. 합병증이 없으면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백신

홍역 백신은 항체 생성률은 1차 접종 시 93%, 2차 접종 시 97%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은 평생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고 상태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예방접종을 했거나 항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파자의 바이러스 농도가 커서 드물게 감염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돌파감염’이라고 한다.

지난해 봄 서울의 고등학교와 고양의 병원에서 발생한 홍역 환자들도 돌파감염이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접종한 사람이라도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홍역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적 상황

백신이 없던 시기 전 세계적으로 1억 3천만 명이 홍역에 감염되고 2백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계됐으나, 백신이 개발 보급되면서 홍역의 발생이나 그로 인한 사망자는 크게 줄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하루 246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영유아의 중요 사망 원인으로 남아있다. 지난 2000년만 해도 사망자 수는 55만명에 달했으며, 어린이 홍역 예방접종에 대한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어지고 예방접종이 확산돼 지난 2016년에는 9만명을 기록했다.

◇홍역 퇴치 인증

우리나라는 1980년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 백신이 도입돼 1983년 정기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홍역의 연간 환자 발생 수는 60년대 1만 명 이상에서 1983년 이후 1천∼3천명 내외로 감소했다. 그러나 접종을 받지 않아 면역력이 없는 ‘감수성자’가 누적됨에 따라 주기적으로 유행은 일어났다. 1993년∼1994년에는 6세 이상 환자가 많이 발생해 2차 접종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1997년부터는 이를 도입해 1차 접종을 생후 12∼15개월, 2차를 만4∼6세로 개정했다.

그러나 홍역 예방접종률이 95%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감수성자 누적의 결과로 2000년부터 2001년까지 5만5천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홍역 대유행이 일어났다. 정부는 2001년 ‘홍역퇴치 5개년 계획’을 수립, △초등학교 입학 전 2회의 홍역 백신 접종률을 95% 이상 유지 △만8∼16세 감수성자에 대한 홍역 일제예방접종 실시 △환자 감시 및 실험실 감시체계 강화 등을 추진했다. 우리나라는 2006년 11월 인구 100만 명당 홍역 발생률 0.52명으로 WHO 기준을 충족해 홍역퇴치를 선언했다.

그 후 2010년에는 인천지역 한 중학교에서 111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2011년에는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42명이 발생했다. 2014년에는 주변 국가들에서 홍역 환자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총 442명이 발생했으나 그중 428명이 국외유입 또는 국외유입 연관 사례로 확인되고 지속적인 유행으로 확산되지 않아 WHO 서태평양지역의 홍역퇴치인증위원회(RVC)로부터 홍역 퇴치 인증을 받았다. 2014년 퇴치 인증 후부터는 매년 20명 미만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외유입

우리나라에서는 홍역이 퇴치됐지만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홍역이 유입될 우려는 커지고 있다. 2016년 루마니아를 시작으로 유럽지역에서도 유행하고 있고, 중국,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홍역 유행 국가로 여행을 앞둔 사람은 두고 반드시 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추가 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유행국가 방문후 입국시 의심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귀가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질병관리본부(1339)로 문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RSV 감염증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감염증은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주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감염증이다.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이나 호흡기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되므로 특히 산후조리원이나 영유아 보육시설 등에서 동절기 RSV 감염증 전파 예방을 위해 철저한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증상 및 치료

RSV 감염 잠복기는 2~8일로 평균 5일이다.

콧물, 인후통, 기침, 가래가 흔한 증상이며, 코막힘, 쉰 목소리, 쌕쌕거림, 구토도 나타날 수 있다. 성인들은 감기 정도의 경미한 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영유아와 고령자, 면역저하자에서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감염까지 가능하며, 신생아기에는 흔히 폐렴을 일으킨다.

RSV에 특이적인 항바이러스제는 없으며 대부분 대증요법으로 충분하다.

증상에 따라 수액공급, 해열제 투약 등 보존적 치료를 하고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인 경우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전파 및 예방

바이러스는 증상이 나타나기 수일 전부터 배출 될 수 있으며, 증상발생 후 약 1주간 바이러스 배출이 지속된다. RSV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개인위생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외출 후, 배변 후, 식사 전후, 기저귀 교체 전후, 코를 풀거나 기침, 재채기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를 하고, 기침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며,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해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도록 한다.

특히 어린이들을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장난감, 식기, 수건 등 개인물품은 개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김광재기자 conte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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