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습지, 각종 공사로 신음
달성습지, 각종 공사로 신음
  • 정은빈
  • 승인 2019.01.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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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숲 황폐화
멸종위기 맹꽁이 줄고
생태교란 가시박 군락
생물종 단순화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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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달성습지 탐방나루 조성, 4차 순환도로 건설 등 거듭된 공사로 달성습지가 훼손되고 있다. 10일 달성습지 입구 대천동 호림강나루공원 메타세쿼이아 숲 앞에 4차 순환도로 건설 자재 등이 흩어져 있다. 정은빈기자
대구의 유일한 습지보호지역인 달성습지가 수년간 개발 공사로 훼손되고 있다. 대구시는 달성습지 내 생물종 조사 등 기본적 관리는 뒤로한 채 개발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달서구~달성군 달성습지 인근에서 실시 중인 탐방 나루터 조성, 대구외곽 4차 순환고속도로 건설 등 두 가지 대형 사업이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탐방나루 조성은 오는 6월, 4차 순환도로(63.6㎞) 중 성서~지천(12.7㎞) 구간 건설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각 2011년, 2008년 착공 이후 8년, 11년 만의 마무리다.

탐방나루 조성사업은 사업비 총 224억 원을 들인 대구 3대 관광자원 개발사업 중 하나로 습지 유지수 확보 등으로 달성습지를 복원하는 사업이다. 습지의 교육적 기능 활성화를 위해 생태탐방로와 생태학습관 등도 지어진다. 또 4차 순환도로 건설은 대구 도심을 둘러싼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성서~지천 구간 도로는 달성습지 북·동쪽과 맞닿은 대구 달서구 대천동을 가로지른다.

각종 공사가 수년째 이뤄진 달성습지는 전의 모습을 잃은 상태다. 달성습지 입구 격인 대천동 호림강나루공원 메타세쿼이아 숲은 한때 출사지로 입소문을 탔었지만 착공과 함께 절반가량 나무가 베어지면서 황폐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생물 종의 단순화다. 그동안 멸종위기동물 2급 맹꽁이 개체 수는 줄어든 반면 생태계교란종 가시박은 군락을 이룬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방환경청의 모니터링 결과 국내 최대 맹꽁이 산란지 대명유수지의 맹꽁이 이동 개체 수는 지난 2013년 8만7천650마리에서 2015년 264마리로 급감했다.

또 대구시가 달성습지 일부(0.178㎢) 야생생물보호구역의 생태환경을 조사한 결과 생태계교란식물은 지난 2010년 가시박, 돼지풀 2종에서 2015년 가시박, 돼지풀, 미국쑥부쟁이, 가시상추, 물참새피 5종으로 급증했다.

정숙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위에 따라 살 수 있는 생물이 다른데 4대강 사업 후 서식 환경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며 “가시박은 물에 잠기면 죽는데 지금처럼 군락한 것은 습지가 범람하지 않아서다. 대구시와 환경부가 매년 돈을 들여 가시박 제거작업을 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효과가 없고 예산만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성습지는 대구시가 지정한 습지보호지역이자 과거 흑두루미 최대 도래지로 자연적 가치가 크지만 제대로 된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15년까지 해마다 달성습지 내 생물종 조사를 실시했지만 2016년부터 중단했다. 각종 공사에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 탐방나루 조성 등 대부분 공사가 완료되기 때문에 내년부터 다시 생물종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달성습지가 거듭된 관광화에 동·식물 서식지 제공과 생물 다양성 보존 등 습지 기능을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4대강 사업 후 보가 들어서면서 자연적인 물의 흐름이 끊긴 것을 근본적 원인으로 보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대욱 대구환경운동연합 부장은 “가장 큰 문제는 습지를 버려진 땅처럼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산화탄소 흡수 등 습지의 가치는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도시 방향이 개발에만 맞춰져 자연적 가치는 점점 더 묻히고 있다. 지금이라도 가치를 새로 조명하고 보존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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