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부쳐
[윤덕우 칼럼]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부쳐
  • 승인 2019.01.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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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주필 겸 편집국장)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만들기, 그리고 그런 나라를 경제적으로도 뒷받침하기 위해서 패러다임을 대전환하고 적대와 대결의 남북관계를 평화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해내는 그런 점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취임 20개월 성과 자평(自評)이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만들기’,‘경제 패러다임 대전환’등을 큰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자평와 달리 최근 들어 우려할 만한 사건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속출하고 있다. 김태우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직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연이은 폭로로 나라가 어수선하다. 이들은 폭로의 변으로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만들기’를 주장하고 있다. 폭로 내용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표방과 달리 이전 정부와 크게 다를 바 없다’이다.

신 전 사무관은 “나라가 조금 더 나아지고 조금씩 시스템이 더 개선되길 바랄 뿐”이라며 폭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가 민간기업인 KT&G 사장교체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며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국채를 되사들이면 국가부채와 이자가 줄어들어 나라 재정에 도움이 될텐데 청와대가 오히려 기재부에 예정됐던 1조원 바이백(국채 조기 상환)의 취소와 4조원의 적자국채 발행을 압박했다고도 주장했다.

국채 조기상환은 실제로 취소됐고 4조원의 적자국채 발행은 불발됐다. 주장과 해명이 맞서면서 갈수록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문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신 전 사무관과 관련 “자기가 경험한,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갖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폄하했다.

기재부는 청와대의 강압적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적자국채 추가 발행 여부는 관계기관 사이에 치열한 토론이 있었고, 여기서 나온 의견에 따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공개적 문제 제기를 한 신 전 사무관을 일찌감치 ‘공무상 비밀누설 금지’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11일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에 대해서는 해임처분했다.

김 수사관은 작년 5~6월 무렵 건설업자 최모씨에게 “특별감찰반에 파견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인사 청탁을 했고, 작년 10월엔 최씨의 뇌물 공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청을 찾아 수사에 개입하려 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에 회부됐다.

특감반 재직 중 수집한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 수수 의혹‘ 첩보를 언론에 제공한 것도 비밀 엄수 의무 위반이라고 했다. 김 수사관은 상당수 징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태우 수사관과 관련 “모든 공직자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부단히 단속해야 하는데, 김 수사관이 한 감찰 행위가 직권 범위에서 벗어난 것이냐 하는 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그 부분은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수사관은 이에 대해 “두렵다. 어떤 불이익이 있을지 상당히 힘들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검찰에서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고, 걱정이 된다”라며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주장과 해명이 맞서고 있는 만큼 어느 쪽이 진실인지 가릴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진실을 원한다.

국민이 정말 궁금해하는 것은 이 두 사람이 공개한 내용의 사실 여부와 대통령의 인지 여부다. 청와대와 정부의 해명과 달리 정권이 바뀌면 또다른 진실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자유한국당은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사무관이 폭로한 청와대 및 정부의 민간인ㆍ공무원 불법사찰과 민간기업ㆍ언론사 인사 개입, 국고손실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또 신재민 전 사무관이 주장한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압력 등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열어 진상을 규명하기로 했다.

청와대 행정관의 육군참모총장 면담 건도 국민적 의혹을 사고 있다. 면담 직후 청와대 행정관이 군 인사 관련 주요 서류를 외부에서 분실했다. 분실장소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해당 행정관이 길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군장성 인사서류를 잃어버렸다고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내용과 달리, 실제로는 술집에서 잃어버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술을 마시고 잃어버렸다는 보고가 군 고위층에도 올라갔다는 보도도 있었다.

청와대는 “술집 분실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는 짧은 입장만 내놨다. 이와 관련해서는 야당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방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청와대는 공식문서 형태는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군장성 인사파일은 너무나 중요한 정보다. 공공 기관 임원들 사퇴 동향 문건에 대해서도 의혹이 많다.

청와대는 “블랙리스트 아니다. 희대의 농간”이라고 했지만 수긍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항간에는 진짜 이게 나라냐 원성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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