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시일야방성대곡
2019년 시일야방성대곡
  • 승인 2019.01.1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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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1905년 11월 일본이 우리의 외교권을 박탈하기위해 강제로 체결한 을사조약을 막지 못한 대신들을 비판하며 당시 황성신문의 주필이자 사장은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란 글을 실었다. 대신들이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위협에 나라를 팔았다며 부당한 사실을 알리고자 평소 발행수를 보다 세배 이상 늘려 신문을 배포했다. 시일야방송대곡, 이 날 목 놓아 통곡한다는 이 말은 그만큼 강력한 반대와 안타까움을 담았다.

백년이 넘어선 오늘의 우리는 그때와 꼭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다. 당장 나라의 안위는 돌보지 않고 눈앞에 이익만 따라 목소리를 높이는 관료들이 그렇다. 식자층은 분명 자신들의 연구와 경험으로 잘못 들어선 정책과 외교를 알고 있음에도 입을 닫는다. 백여 년 전에 대신들은 자신의 영달과 위협에 나라를 팔았지만 백여 년 후의 대신들은 자신의 안위와 밥그릇 때문에 나라의 미래 버렸다.

국민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 끼 잘 먹고 잘 입는 것이 소원이다. 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그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좀 더 편안하고 힘들지 않게 해달라는 것뿐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 때는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말을 잘 들어줄만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매번 그들이 안겨준 것은 실망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 자리에 오르려고 동원한 비리가 나오고, 임기를 치르는 동안의 저지른 비리가 나오고, 그들이 권력을 동원해 늘려놓은 엄청난 재산이 나오니 국민들은 가슴만 치는 것이다. 기수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고 사람들도 바뀌는데도 번복되니 힘이 빠진다. 서민을 위한 정당,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라지만 결과적으로 당의 세력을 확대하여 더 많은 권력과 힘을 얻어 자신의 밥그릇을 공고히 하려는 것일 뿐 그것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일로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들이라는 말로 자신들은 이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립 서비스만 그렇다.

백여 년 전 쇄국정책으로 국제정세를 모르던 우리는 그렇게 주변국에 국권을 휘둘렸다. 지금은 클릭 한번으로 전 세계와 연결이 되는 시대이다. 분명 알려고 하면 또 알리려고 하면 못할 것이 없는 시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도구는 21세기를 선도하고 있지만 그것을 누리고 이용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과거에 있다. 아니 과거보다 못하다. 과거에는 적어도 가문과 주변, 마을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관계가 없고 오직 자신만 생각하니 더 생각이 좁아졌다. 타인을 신뢰하지 않으니 주변은 상관없고 나만 잘살겠다를 외치니 조직도 성하질 못하다. 목적이 같아 모인 조직도 뿔뿔이 흩어진 개인들의 사고를 모으기 힘들어 매일같이 들쑥날쑥한 의원들의 목소리 정리에 바쁘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무서운 말이 있다. 과거와 시대는 다르지만 처한 환경과 문제에 대한 대처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 같은 오류를 범하게 되는 이유가 있다. 자신은 다를 것이라며 역사를 보지 않아서 그렇다.

최고의 통치자는 판세를 잘 읽어야 한다. 우리가 처한 상황과 국제 상황을 정확하게 읽고 필요한 일들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더 잘 알기 위해 외교라인을 펼치는 것이고 이 외교라인의 말단에는 스파이까지 동원하여 극비리에 움직이는 행태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코리아 패싱이란 말을 듣고 우리는 문제없다며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다. 지금 세계는 경제의 파고를 넘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은 아랑곳없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과거처럼 죽을 먹고 살지는 않지만 여전히 먹거리가 문제이고 이를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한다. 균형을 이루던 판에서 균형이 깨지는 것은 해당국에게는 불운이겠지만 주변국에는 기회가 된다. 누구나 희생물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백여 년 전 목 놓아 울었던 기억을 하고 있어야 한다. 다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성장곡선을 그리던 경제가 사실상 수년째 제자리인데 수치상 미미한 변화로 아직 하강곡선을 그리지 않았다며 위안을 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 곡선이 우하향으로 치닫게 되면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변화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정책과 지지가 펼쳐질 수 있도록 백여 년 전 그 때를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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