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감 고스란히 느껴지는 어머니의 공예
생활감 고스란히 느껴지는 어머니의 공예
  • 황인옥
  • 승인 2019.01.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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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길, 봉화 닭실댁의 손길展
바늘꽂이·윷놀이판 등 2백여점
옛 여인들은 낮에는 평생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었고, 밤에는 바느질이 손에서 떠날 날이 없었다. 그들이 희생으로 키워낸 자식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그 고귀한 희생정신을 ‘봉화 닭실댁의 손길’ 전에서 만난다. 평생을 전업주부 칠 남매(차경 화순 안옥 헌용 기향 헌도 헌태)를 훌륭하게 키워낸 고 권영규 여사가 손수 만든 바늘꽂이와 윷놀이판 등 생활 공예작품 200여점과 자신의 인생기록, 일기, 편지 등을 소개한다.

권 여사는 1924년 경북 봉화군 봉화면 유곡리(닭실마을)의 안동권씨 가문에서 태어났다. 일제하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43년에 경북 안동군 풍산읍의 예안이씨 인직과 결혼했다. 이인직은 교직을 천직으로 여겨 1994년 대구 서부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했다.

권 여사는 2002년에는 남편과 사별하고 2천년대 초부터 자투리 헝겊으로 바늘꽂이 1천 600여개를 만들어 자녀들과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며 사랑과 나눔을 실천했다. 여사는 지난해 1월 10일 향년 94세로 선종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서양화가 천광호 화백은 “고 권여사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평범한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감동적인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반지꽂이는 색의 배치와 아기자기한 모양 등 미적 감각이 풍부한 예술작품으로서 비범한 솜씨와 예술적 감성, 따뜻한 인간미까지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작품 전시전을 준비한 자녀 대표인 이헌태 민주당 대구북구갑 지역위원장은 “저희 칠남매를 낳고 키우신 어머니는 삶을 대하는 진지하고 아름다운 태도나 인간의 본성에 관한 통찰이라는 면에서 깊이 존경해 마땅한 분”이라면서 “전시회를 계기로 어머니 살아 계실적의 추억을 다시 회상할 기회가 될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전시는 공유갤러리 ‘빛과 길’(봉산문화길 10)에서 21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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