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 승인 2019.01.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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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올해 가장 큰 소망은 무엇일까.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1일 성인남녀 1천270명을 대상으로‘2019년 본인이 바라는 새해 소망과 가장 가까운 사자성어’란 주제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직장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걱정 없는 생활과 건강’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결과 직업군에 상관없이 전체 1위는 ‘바라는 일이 뜻대로 잘된다’는 의미가 담긴 ‘마고소양’(麻姑搔痒·15.0%)이 꼽혔다. 최근 수년간 경제를 비롯한 각종 사회분야에서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응답자의 상당수가 특별한 소망보다는 그저 ‘바라던 일이 뜻대로 잘 되기를’ 희망하는 소박하고 현실적인 소망이 담겨졌다.

전체 2위는 ‘아무 생각이나 걱정이 없음’이라는 의미의 ‘무사무려’(無思無慮·13.0%), 3위는 ‘소원성취’(11.7%)가 차지했다. ‘무사무려’는 사자성어 그대로 ‘아무 생각이나 걱정이 없음’이라는 뜻으로 날로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벗어나 걱정과 근심에서 벗어나고픈 현대인의 마음이 그대로 반영됐다. 3위 소원성취와 1위 마고소양은 비슷한 의미가 담겨 있어 작지만 새해에는 무엇이든 순조롭게 이뤄지기를 바랐다.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돼지 띠인 기해년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사회 곳곳에선 아우성이다. 촛불 민심이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도 벌써 3년차를 맞았다. 기대치가 높았던 현 정부에 실망하는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계층 간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반면에 상위 20% 소득은 8.8% 늘었다. 하위 20% 소득 대비 상위 20% 소득을 나타내는 5분위 배율도 5.52배에 달했다. 소득 상하위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 출범 후 야심차게 내 놓은 각종 노동 정책들이 국민들의 삶을 되레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남북문제와 이상(理想)에 함몰된 급진적인 노동정책의 추진으로 인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분배 상황이 나빠진 것은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이 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고스란히 저소득층의 몫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제조업 일자리는 4만5천명 줄어 7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저소득층 일자리인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및 사업시설관리 부문에서 28만 명 이상 일자리가 사라졌다. 임시직과 일용직도 감소했다.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의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다. 3분기동안 33만개가 줄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3분기 연속 하위 소득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고용악화와 저소득층의 삶의 질이 나빠지고 있지만 정부의 대처는 땜질식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최저임금과 관련한 정책도 소상공인은 물론 노동자와 노동단체, 그리고 대부분의 기업들 모두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같은 노동 관련 법령은 국가경쟁력, 국민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에 법정비와 시행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임금체계가 통상임금, 평균임금, 각종 수당, 보조금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급진적으로 임금체계를 변경할 경우 영세사업자들은 사지에 내 몰리게 된다.

정부는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무원 채용 확대, 공공기관의 일자리 확충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통해 공공부문이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나 고용통계는 정반대의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친 기업, 친 투자 환경 조성이 적극적인 고용정책이고 소득재분배 정책을 구현하기 위한 해법이란 사실을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해 연말 우리나라 대학교수들은 2018년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선정했다. 임중도원은 “짐은 무거운데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헤쳐 나가야 길이 멀고 험하다는 뜻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말처럼 올해는 나라경제를 살리는데 주력했으면 한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는 남북문제는 수신제가 후 천천히, 그리고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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