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상희 "대통령과 담판짓더라도, 中企중앙회 홀로서야"
[인터뷰]박상희 "대통령과 담판짓더라도, 中企중앙회 홀로서야"
  • 최대억
  • 승인 2019.01.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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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전용 은행·전시장 투자설립 등 자생만이 살길
양극화된 산하 700여개 협동조합 하나로 뭉쳐야
중앙회장 재임 중 재산증액 금지, 선거풍토 쇄신
박상희 대구경영자총협회장

"기업 '홀로서기' 개혁을 이끌어야할 중소기업중앙회장 자리는 몸에 밴 봉사와 고도의 경영 숙련이 요구되는 360만 대변의 자리이지, 회장만 되면 대통령, 총리, 장관, 재벌회장을 만나니 출세했다고 거들먹거리고 인생연습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박상희(전 18·19대 중기중앙회장)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3일 "정부의 재정지원 등이 끊어져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중소기업 수보다 홀로서기해야만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소기업 수가 증가해야만, 우리 기업들이 신산업 창출의 주역으로 매출·고용을 늘려가 한국 경제를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다"며 정부의 퍼주기식 보호·육성 관행에 길들여진 현 중소기업중앙회를 겨냥해 노골적으로 쓴 소리를 뱉었다.
박 회장의 이러한 주장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중기중앙회에서 기업인들과 가진 신년인사에서 "중소·벤처기업인들이 체감할 만큼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한 경제행보와는 정반대의 논리로 해석돼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박 회장은 이날 대구신문 등 청와대·국회를 출입하는 대구·경북지역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위기상황에서 중소기업이 가장 손쉽게 선택하는 위기 타결책은 주로 인력 감축이듯, 위기 상황을 맞아 중소기업에 한시적으로 사용됐던 정부의 땜질식 예산지원 보호막 형태로는 중소기업들의 혁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중소기업의 이익과 국내 경제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기중앙회부터 정부 지원금없이 중앙회를 운영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박 회장은 먼저 소상공인 전용 '노란우산공제' 가입 장려금 지원 정책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노란우산공제는 정부 위탁사업이지 중기중앙회의 홀로서기와 거리가 있고 언제 회수해 갈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어 "비대해진 중앙회 본부는 현재 상태로 인원을 동결하고 고사상태에 빠져 운영비 조달이 어려운 산하 협동조합을 살려 조합의 전무 인건비 정도는 중앙회가 해결해야 한다"며 "강한 중앙회를 위해선 양극화된 산하 700여개 협동조합을 하나로 뭉치고 긴급수혈을 해 살려 조직을 키워 세불리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을 위해선 사심없이 밀어 붙일 때도 있어야 한다. 대통령과 담판을 해서라도 정부의 일자리 만드는 비용 54조를 중소기업 지원 등에 투자받아, 예컨대 과거 본인이 회장재임시 추진해온 중기중앙회운영 중소기업전담은행과 함께, 중기전용 전시장 설립 등을 통해 100만 명 일자리창출 등 자립화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농협, 수협처럼 중기중앙회 운영 은행을 설립해 (서울보증같은)보증업무, 공동구매, 긴급운영자금 등 중소기업금융업무를 전국에 있는 협동조합을 지역·업종별로 나눠 연계, 운영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회 회장 재직당시 1990년대 중소기업을 키우려면 예산·조직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김영삼 전 대통령을 설득해 중소기업청 신설에 힘을 보탠데 이어 중소기업은 교육 훈련이 중요한 부분인 만큼 연수원이 필요해 삼성그룹에서 중소기업개발원(공사비 320억)을 완공해 중앙회에 기부했고,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인 판로개척을 위해 서울시와 협의해 여의도 중기중앙회 건너편 현 IFC몰에(1만2천평) 삼성그룹 등 지원으로 약 100억원을 투입, 중기상설전시장을 건립하고 지상권 등기까지 했는데, 후임 집행부가 중앙회 자립화의 최적지를 반환하고 왜 상암동으로 갔는지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 등으로 박 회장은 "중소기업계를 대표해 자생 해법을 제시해야 할 중앙회가 정부 눈치보는 고질적 폐단부터 끝내고, 중앙회장이 재임 중 재산을 늘리지 못하도록 해야한다"면서 "이러한 맥락에서 중앙회장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선거풍토의 적폐 청산에서 그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조합장들이 선거철마다 부회장과 이사, 지역회장 등 감투를 노리고 선거판을 흐려 서로 싸우며 그들만의 리그가 돼 나중에는 법적 소송에 나서는 등 조합장 본인의 사비를 털어가며 어럽게 열심히 뛰고 있는 대다수 영세 조합들의 의욕을 꺾고 있다"면서 "과거 잘못된 적패를 청산하고 조합장이 직업이고 사회적 직위로 착각하는 비리의 상징인 귀족 조합장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협동조합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과거를 털고 새로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박상희 회장은 누구?
2010년부터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희 회장(미주철강 회장)은 1991년 한국수입협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같은해 한국철강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취임 후 1995년 최연소(43세)로 제18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에 당선, 제19대 회장을 연임했다.
그는 재임시 중소기업청 개청, 중소기업개발원(공사비 320억)개원, 중기전담은행 설립을 목표로 기협기술금융(자본금 300억) 설립, 여의도 중소기업상설전시장 건립, 이동통신사업(PCS) 참여 등으로 중소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이어 2000년 김대중대통령의 특별 영입으로 제16대 국회에 등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법·제도개혁을 위해 노력했다.
현재 한국영화방송제작협동조합 이사장인 그는 2015년 대한야구협회 회장과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활동하며 중소기업 발전에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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