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작정한 코믹 장인들 “안 웃고 못 배길 걸”
'극한직업', 작정한 코믹 장인들 “안 웃고 못 배길 걸”
  • 배수경
  • 승인 2019.01.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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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잠복근무기 ‘극한직업’
마약반 5인방 끈끈한 팀워크 돋보여
극한직업
 

형사, 조폭, 마약, 한국 영화의 단골 소재이다. 여기에 치킨이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가 더해졌다.

영화 ‘극한 직업’은 해체위기에 처한 골치덩어리 마약반 5인방이 잠복근무를 위해 인수한 치킨집이 전국 맛집으로 소문이 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잠복 근무에 치킨 장사까지 가히 극한 직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범인을 쫓아야 되는데 주문도 받아야 하고 형사와 소상공인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그들의 고민은 관객에게는 웃음을 던져준다. 영화 ‘극한직업’은 한마디로 작정하고 웃기려고 만든 영화다.

주인공 한명의 활약에 기대는 영화가 아니라 다섯명의 주요배역들이 골고루 제 역할을 해줘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최근 ‘염력’, ‘7년의 밤’ 등에서 잠시 주춤했던 류승룡은 ‘극한직업’에서 좀비반장 역으로 부활했다. ‘범죄도시’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진선규는 마약반의 트러블메이커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극중 장형사 역할의 이하늬는 이제 미스유니버스가 아닌 배우 이하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듯 보인다. 예쁘게 나오려는 욕심은 버리고 화장기 없는 얼굴에 욕도 아주 찰지게 한다. 일명 ‘볼소드’연기로 불리는 초반 달리기 신부터 철저하게 내려놓았음을 보여준다. 평소 이미지라면 오히려 코믹연기를 제대로 담당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동휘는 영화 속에서 가장 경찰다운 인물로 등장한다. 범인 검거를 한번도 못해본 의욕충만 초보 형사 재훈 역의 공명도 한몫을 한다.

영화 ‘극한직업’에서는 악역마저 사랑스럽다. 신하균이 연기하는 이무배와 오정세가 연기하는 테드창은 악역이라기보다 귀엽게 느껴질 정도로 허술하다. 영화 종반에는 오합지졸을 모아놓은 것 같았던 마약반 5인방의 반전있는 활약상이 시원한 액션신과 함께 펼쳐진다.

영화‘극한직업’은 전형적인 권선징악에 해피엔딩 스토리다. 억지 눈물을 짜내는 신파도 없고 교훈을 전하려는 마음도 없다. 이것저것 욕심내지 않은 것이 오히려 미덕으로 느껴진다.

‘과속스캔들’, ‘써니’의 각색자이자 ‘스물’, ‘바람바람바람’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예측 가능한 스토리 속에서 최대한 웃음을 뽑아내려고 마음먹은 작품이다. 장르의 특성상 분명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분석하려고 하기보다 모든 걸 내려놓고 맘껏 웃어보기를.

설연휴 가족과 함께 볼만한 영화 목록에 올려도 좋을 듯 하다.

배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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