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육 ‘성적 지상주의’ 탈피할 때도 됐다
한국체육 ‘성적 지상주의’ 탈피할 때도 됐다
  • 승인 2019.01.27 2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체육계 성폭력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엘리트 중심’ 체육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했다.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폭로가 체육계의 ‘미투’ 문제를 넘어 체육계 전반의 혁신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우수선수 특혜지원 제도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도 분리하겠다고 한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체육계가 병폐의 근본 원인인 성적 지상주의를 탈피할 때가 됐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존의 엘리트 학생선수 육성 시스템을 바꾸기로 한 점이다. 선수들의 합숙훈련이나 선수와 지도자의 도제식 훈련방식을 전면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양성하고 현재의 소년체전 및 전국체전의 고등부를 통합해 ‘학생체육제’로 전환하겠다고 한다. 또 우수 선수 특혜지원 제도도 대폭 개선해 병역특례제도를 개선하고 경기력 향상을 위한 연금 및 연구비 지급제도도 손을 보겠다고 한다.

나아가 정부는 대한체육회에서 올림픽위원회를 분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한다. 체육회가 올림픽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처사로 보인다. 체육지도자 자격제도도 개선해 폭력이나 성폭력 등 비위 경력자 등을 인사검증하고 성별 불균형도 해소하겠다고 한다.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해 체육계에 정치성을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비리의 온상인 체육계의 구조개혁이 때가 늦었지만 잘 하는 일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메달위주의 성적 지상주의를 벗어날 때가 됐다는 지적이 진작부터 나오고 있었다. 국위를 선양한다는 목표로 선수들을 극한 체제로 몰아가고 그 과정에서 인권이 짓밟히는 경우가 허다했다. 메달 지상주의는 나치스 독일이나 러시아, 중국 등 전체주의 국가의 잔재라는 지적도 많았다. 그 뿐만 아니라 올림픽의 메달 숫자가 그 나라의 국력을 측정하는 바로미타가 될 수도 없다. 메달 지상주의는 지나간 시대의 낡은 산물이다.

우리도 한국 체육의 구시대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개선도 과거 대책을 답습하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장기적 대책을 함께 수립해야 한다. 엘리트 체육의 순기능도 없지 않은 만큼 생활체육과의 조화점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그 동안 전횡을 휘둘러온 체육계의 주류권력을 교체하는 일로 보인다. 정부가 체육계 개혁의 칼을 개혁대상인 대한체육회에 쥐어주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